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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합리적인 삶과 사람에 보내는 냉소 (오락성 6 작품성 7)
이레셔널 맨 | 2016년 7월 14일 목요일 | 류지연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류지연 기자]
감독: 우디 앨런
배우: 호아킨 피닉스, 엠마 스톤
장르: 미스터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95분
개봉: 7월 21일

시놉시스

새롭게 전임 온 철학과 교수 에이브 루카스(호아킨 피닉스)와 우등생 질(엠마 스톤)은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만남을 시작한다. 뛰어난 철학자인 에이브는 특유의 매력을 갖고 있지만 어쩐지 늘 지치고 무기력한 모습이다. 어느 날 식당에서, 에이브와 질은 부정한 짓을 저지른 한 판사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순간 에이브는 위험한 사건을 계획하게 되면서 다시 삶의 활력을 되찾는다. 이윽고 판사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마을에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간단평

<이레셔널 맨>은 우디 앨런의 영화 사상 가장 ‘미친’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다. 낭만이 가득했던 ‘유럽 순방 시리즈’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 등에 비하면 어둡지만, <블루 재스민>이나 <환상의 그대>만큼 통렬하진 않다. 철학과 교수인 에이브는 일에는 완벽하나, 삶의 무의미와 허무에 찌들어버린 남자다. 명석하며 언제나 활기가 가득한 여대생 질은 불안하지만 동시에 매력적인 그에게 위태롭게 빠져든다. 시작부터 칸트의 경구를 읊는 영화는 철학과 교수 에이브의 입을 빌려, 삶의 의미나 인간 이성 등에 대한 관념적인 생각들을 수다스럽게 늘어놓는다. 신경증적인 에이브의 모습은 우디 앨런표 인물들 특유의 개성을 드러내지만, 이번엔 날카로운 통찰보다는 과한 자기연민이 앞선 느낌이다. 그럼에도 호아킨 피닉스는 이런 뒤틀린 중년의 모습을 놀랍도록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마스터>, <그녀>등을 통해 고독하고 상실에 젖은 인물을 줄곧 그려왔던 그는, 무기력과 환희의 양극단을 오가는 에이브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특유의 무심한 표정 속에 섬세하게 담아냈다. 영화는 각각 극단적인 선택과, 위태로운 사랑에 스스로를 내던지면서 삶의 권태에서 벗어나려 하는 에이브와 질을 통해 이래셔널 맨(비이성적인 사람)의 군상을 그려내려 한다. 감독은 누구나 비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있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배운다고 말한다. 어쩌면 비합리성이란 감독이 생각하는 삶의 기본조건일지 모른다. 다만 그는 여전히 그 비극에 대해 희망이나 위로를 건넬 생각은 없어 보인다. 심각한 상황을 조롱하듯 이어지는 영화의 밝은 톤과, 차디찬 결말은 역시나 고약한 비관주의자의 그 것답다.

2016년 7월 14일 목요일 | 글_류지연 기자(jiyeon88@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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