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알 파치노, 홀리 헌터, 크리스 메시나, 하모니 코린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97분
개봉: 11월 26일
시놉시스
오래 전, 사랑하던 여인 클라라를 잃은 후 깊은 그리움을 마음에 담고 사는 열쇠 수리공 맹글혼(알 파치노). 클라라와 함께 했던 자신 인생의 가장 빛났던 순간만을 추억하며 매일 그녀에게 편지를 쓰지만 갈 곳을 잃어버린 편지는 매번 반송되어 돌아올 뿐이다. 이처럼 맹글혼은 멈춰버린 시간 속에 갇힌 채 살아가고 있다. 완고하고 고집 센 성격 탓에 하나뿐인 아들과도 소원한 관계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매주 찾는 단골 은행의 직원 던(홀리 헌터)과의 소소한 일상의 대화에 위안 받은 맹글혼은 마침내 데이트 신청을 하고 차츰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데...
간단평
2012년 광고 작업 때문에 만났던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과 알 파치노. 광고는 무산됐지만 알 파치노의 이야기에 매료된 감독은 1년 후 시나리오를 보내고 이를 받은 알 파치노가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참여한 작품이 <맹글혼>이다. 설명이 필요없는 배우 알 파치노와 <피아노>로 칸 국제영화제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홀리 헌터의 만남도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절박한 순간에 나타나 뚝딱뚝딱 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공, 오랜만에 만난 아들을 앞에다 두고 내가 진정 사랑한 여자는 네 엄마가 아니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눈치 제로 아버지, 여느 시인보다도 절절한 수취인 불명 연서를 써대는 로맨티스트. 맹글혼은 그런 남자다. 설명 듣지 않아도 꼰대스러움이 확 다가오는 맹글혼이 주변과 화해해가는 모습은 익히 상상 가능한 시나리오고 실제 <맹글혼>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감독은 고립을 자처했던 맹글혼이 주변인들에게 손을 내미는 과정을 드라마틱한 꾸밈없이 진솔하게 담아낸다. 이는 알 파치노의 연륜 묻어나는 연기와 더불어 차분히 영화를 음미하게 하지만 루즈한 전개와 흔한 클리셰는 영화의 흡인력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작은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맹글혼>은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eyou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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