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휴 잭맨, 샬토 코플리, 시고니 위버, 데브 파텔
장르: SF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0분
개봉: 3월 12일
시놉시스
매일 300건의 범죄가 폭주하는 2016년 요하네스버그, 로봇 개발자 디온(데브 파텔)은 도시의 치안을 책임지는 세계 최초의 로봇 경찰 스카우트 군단을 설계한다. 디온은 폐기된 스카우트 22호에 고도의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성장하는 로봇 채피(샬토 코플리)를 탄생시킨다. 한편, 진화하는 로봇에 맞서 인간의 힘으로 로봇을 통제하고 싶은 무기 개발자 빈센트(휴 잭맨)는 눈엣가시인 채피를 제거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성장하던 채피는 어느새 인류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몰리게 되는데...
간단평
<채피>의 오프닝은 여러모로 <디스트릭트 9>을 떠올리게 한다. 요하네스버그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의 처우문제를 묻는 인터뷰와 뉴스릴, CCTV 영상을 영화 내내 적극적으로 활용한 <디스트릭트 9>처럼 <채피>도 모큐멘터리 형식으로 오프닝을 보여준다. 기술발전이 놀랍다는 시민들의 인터뷰, CNN 앵커 앤더슨 쿠퍼가 전하는 뉴스속보, 잊을만하면 쓰이는 파운드 푸티지 기법은 요하네스버그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실제상황이라고 시치미를 뗀다. 전략적으로 배치된 시각적 요소들은 비현실적인 세계를 현실감 있게 그려 <채피>의 은유에 설득력을 보탠다. <디스트릭트 9>의 외계인이 차별받는 소수자라면 <채피>의 로봇은 집단이다. 로봇 채피는 디온이 자유의지를 심어주자 비로소 개성을 지닌 개인으로 태어난다. <채피>는 개인의 자유와 개성, 윤리에 관해 질문한다. 채피의 첫 동화책이자 결말의 중요한 단어로 언급되는 검은 양(Black Sheep)은 ‘특이한 사람, 골칫덩어리, 말썽꾼’을 뜻한다. 검은 양은 여타 로봇이나 인간과 다른 채피를 뜻하는 말이지만, 색이 다를 뿐 결국 양이라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인간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서도 끝끝내 인간중심주의적인 결말로 빠지지 않는 <채피>는 <디스트릭 9> 이후 요하네스버그가 선명하게 각인되는 닐 블롬캠프의 오리지널 SF다.
2015년 3월 5일 목요일 | 글_안석현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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