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 박해일, 윤제문, 이병준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8분
개봉: 10월 30일
시놉시스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무명 배우 성근(설경구)은 회담 리허설을 위한 김일성의 대역 오디션에 합격한다. 성근은 생애 첫 주인공 역할에 말투부터 제스처 하나까지 필사적으로 몰입한다. 하지만 결국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되고 성근은 김일성 역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그로부터 20여년 후, 스스로를 여전히 김일성이라 믿는 아버지 때문에 미치기 직전인 아들 태식(박해일)은 빚 청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다시 옛집으로 모셔온다. 태식은 짝퉁 수령동지(?)인 성근과 조용할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대한민국 한복판, 김일성이 되어버린 아버지와 인생 꼬여버린 아들의 기막힌 동거가 시작된다.
간단평
70년대에서 90년대를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에게 김일성 이름 석 자는 강렬한 정치적 이념과 결부될 여지가 많다. 하지만 <나의 독재자>는 70년대를 살았던 한 무명배우의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가족드라마다. <나의 독재자>는 능력 없는 무명 배우 상근이 아들 태식 앞에서 당당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과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던 아들 태식이 아버지의 의미를 깨닫고 본인도 아버지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신선한 설정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영화를 흥미롭게 끌어가는 동력이 되는데, 특히 자신의 모습과 캐릭터 김일성의 모습 사이에서 저울대처럼 흔들리는 전반부 상근의 모습은 긴장감을 준다. 아들 태식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중반부는 전반부를 주도했던 상근의 잔상이 너무 강해 몰입력이 떨어지지만, 절정에 이르러 아들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상근에 집중하면서 다시 몰입감을 극대화시킨다. 중반부의 끊어진 맥을 연결하는 데는 기이할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를 펼친 설경구의 힘이 크다.
2014년 10월 23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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