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장르: 액션, 코미디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1분
개봉: 9월 5일
시놉시스
스파이 김철수(설경구)는 현장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협상 전문가지만 마누라 영희(문소리) 앞에만 서면 쩔쩔 매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편이기도 하다. 영희는 출장이 이상하게 잦은 철수를 이해하지 못하고 2세 계획에 무책임한 그가 불만이다. 게다가 하필이면 2세를 만들기 위해 받아 놓은 D-day에 의문의 테러가 발생하고 철수가 진상 파악을 위한 태국 출장 명령을 받게 되자 스튜어디스인 영희는 홧김에 태국행을 결심한다. 작전 수행 도중 철수는 가는 곳마다 영희를 마주하게 되는데 심지어 그녀는 항상 잘생긴 의문의 사나이(다니엘 헤니)와 함께 나타나 철수의 애간장을 태운다. 위험한 작전에 투입된 철수는 나라를 구하고 아내도 지켜내야 하는 위기에 봉착하는데...
간단평
<스파이>는 추석 명절표 코미디에 부과된 과제들을 하나 둘씩 등에 업고 시작한다. 가족들과 단란히 즐길 수 있을 것, 가벼울지언정 웃음은 확실히 줄 것, 볼거리를 제공할 것, 석연치 못한 뒷맛은 남기지 말 것. 첩보액션과 가족코미디를 섞은 이 영화는 이런 임무를 다하고자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등에 업은 짐들이 너무 무거웠던 것일까. 액션의 긴박감과 코미디 요소가 충돌하는 부분이 곳곳에 보인다. 웃음 한 방을 위해 참고 봐야하는 액션이 너무 길어 집중을 흐려놓는다거나 굉장히 삼엄한 것처럼 그려진 CIA 지부의 사무실이 너무나도 허술해 헛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투박한 구성 속에서도 영화는 기대한 만큼의 웃음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밖에서 아무리 강해도 집안에만 들어오면 약해진다고 투덜대는 대한민국 가장들의 씁쓸한 농담이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변주된다. <오아시스> 커플이 다시 한 번 빚어내는 노련한 앙상블과, 캐스팅만으로도 영화의 웃음 지수를 높이는 조연들의 연기는 기대한 몫을 해낸다. <스파이>는 추석이기에 조금은 더 관대해지는 우리의 입맛에 친근한 코미디다.
2013년 9월 2일 월요일 | 글_정수영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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