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또 뛴다. <런닝맨>은 도주 액션장르를 표방한다. 조동오 감독은 잡기와 임기응변에 능한 종우에게 ‘도바리’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도망치는 능력을 준다. 그래서 화려한 테크닉보다 지형지물을 이용해 투박하게 뛰고 구르며 도망가는 종우의 액션은 속도감을 전한다. 하지만 이는 영화의 중반부까지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영화의 후반부, 부성애가 개입되면서 액션의 쾌감은 줄어든다. 추격자의 집요함보다 도망자의 절박함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살인사건의 누명을 벗고자 하는 마음에 기인했던 종우의 절박함을 위험에 처한 아들을 보호하기 위함으로 바꿔버린다. 부자의 정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이 주가 되다 보니 액션의 속도감은 갈수록 쳐진다. 기혁이 살인사건에 대한 지능적 수사를 펼치면서 종우의 뜀박질 기회도 점점 줄어든다. 액션과 부성애를 조화롭게 엮지 못한 감독의 연출력이 아쉬움을 남긴다.
2013년 4월 4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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