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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없는 현실 연애의 참 맛 (오락성 7 작품성 7)
연애의 온도 | 2013년 3월 20일 수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사내커플인 동희(이민기)와 영(김민희)은 싸운 이유도 모른 채 헤어진다. 같은 은행에 다닌다는 이유로 매일 얼굴을 보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이들을 괴롭힌다. 동료들에게 이별을 공식 선언한 동희와 영은 날선 신경전을 시작하고, 공동 소유했던 물건들의 지분 싸움도 벌인다. 서로에게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사이 동희는 새파랗게 젊은 대학생 여친을 만들고, 영은 다른 지점 '훈남'과 데이트를 즐긴다. 행복도 잠시, 몸이 아픈 동희는 영의 따뜻한 손길을, 술을 마시던 영은 동희의 맑은 미소가 그리워진다.

말랑말랑함은 없다. 달콤함도 기대 마라. <연애의 온도>는 여타 멜로 영화에서 보여준 달달한 로맨스가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듯 판타지를 걷어낸다. 대신 일상적인 이야기를 채워 넣는다. 그중 하나가 이별 이후 겪게 되는 일들이다. 설렘과 두근거림이 공존하는 사이가 아닌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 난 남녀의 모습, 특히 과거 사랑이란 이름으로 빌려줬던 돈이나 물건들을 되찾기 위한 이들의 전쟁은 연애를 해본 이들에게 쓰라린 추억을 상기시킨다.

초반부가 시끄럽고 부산스러운 두 사람의 이별전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후반부는 재결합한 이들의 연애 과정을 통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다시 뜨거워진 연애의 온도 덕에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동희와 영이지만, 점점 예전 이별하기 직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자신들의 관계에 주저앉는다. 감독은 다큐멘터리에서 차용한 인터뷰 형식으로 이들의 속마음을 살짝 엿본다. 핸드 헬드 방식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도 오롯이 전한다. 이 과정은 연애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곱씹게 만든다. 일상적인 연기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연애의 온도를 감지하게끔 하는 김민희와 이민기의 호연도 현실 연애의 참맛을 더한다.

“힘든 순간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노덕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연애의 본질을 관통하는 동시에 연애가 힘겨운 사람들에게 힘을 북돋아 준다. 영화는 롤러코스터가 무서워도 즐기는 동희와 영처럼 연애의 힘든 순간도 즐긴다면 사랑이 된다고 말한다. <연애의 온도>는 이런 보편적인 사랑이야기를 포장 없이 전하는 솔직 담백한 작품이다.

2013년 3월 20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현실 연애의 모든 것.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적극 공감
-연애하기 힘들다면 이 영화 강력 추천
-최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김민희·이민기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배신감
-이별한 후에 재결합하는 연인들을 도통 이해할 수 없다면
1 )
spitzbz
전반전까지는.. ㅋㅋ 후반전부터는.. 으음...
항상 밝게 끝나는 로코 만 보다가 모처럼 찌질하게 헤어지는 로코를 보니.. 신선했습니다.
한국이 이혼율 거의 세계 1~2위라죠... 주변에 이혼했다 하는 사람은 한번도 못봤지만..   
2013-03-2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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