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히어로>는 꿈을 향해 날개 짓을 하는 미운오리새끼들의 고군분투기다. 다문화 가정 아이인 영광과 뮤지컬 음악 감독으로의 자질이 부족한 일한은 누구도 반기지 않는 미운오리새끼다. 하지만 이들이 남루한 현실 속에서도 꿈을 위해 정진하는 모습은 감동을 일궈낸다. 특히 영광의 피나는 노력이 눈길을 모은다. 쉬지 않고 와이어에 매달린 채 연습을 한 영광은 엉덩이에 피멍이 든다. 그러나 연습은 계속된다. 춤을 추고 있으면 아프지 않다는 그의 말과 미소는 화려한 뮤지컬 장면보다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유일한이 준 음악을 들으며 언제 어디서나 세 바퀴 턴을 연습하는 그의 몸짓 또한 인상적이다. 영광의 열정은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린 유일한의 마음까지 움직인다. 예술의 희열을 맛보기 위해 가난과 싸웠던 과거 시절을 상기시킨 그는 영광과 함께 꿈을 위해 노력한다.
영화는 지대한과 김래원의 기여도가 큰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배우의 첫 발을 내딛은 지대한은 서툴지만 꾸밈없는 표정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연기로 강한 울림을 전한다. 김래원 또한 지대한과의 호흡을 중시하며 드라마를 이끄는 안정된 연기를 보여준다. 배우들에 비해 이야기는 다소 힘이 부족하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 끝내 꿈을 성취한다는 영화의 내용은 진부한 편이다. 후반부 감동과 눈물을 한껏 쏟아내기 위한 준비 과정이 길다보니 긴장감은 떨어진다. 가장 아쉬운 건 다문화 가정을 소재로 했지만 그들의 어두운 현실을 끄집어 내지 못한 부분이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증대되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척박하다. 이들에게 지대한처럼 피나는 노력을 하면 꿈을 이루 수 있다는 영화의 메시지는 가혹해 보인다. 한국사회에서 미운오리새끼가 돼버린 다문화 가정 아이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백조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닌 백조들과 함께 어울리는 법이 아닐까.
2013년 1월 8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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