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무거웠던 분위기를 쇄신시킨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명계남과 문성근이다. 명계남은 동료 배우들과 셀카 퍼포먼스를 펼치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문성근은 “총선에 떨어졌기 때문에 좋은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며 “나는 굉장히 부드러운 사람이다. 그래서 악한 일은 명계남을 시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남영동1985>는 오는 22일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 한마디
<남영동1985>는 고문으로 핍박받던 한 사람을 통해 106분간의 고통을 전한다. 정지영 감독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의 한 단면을 들춰내면서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었던 잔혹한 향수를 전하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대한민국의 어두웠던 역사를 일깨워준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남영동1985>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면 106분간의 고통, 버텨야 한다. 버텨야만 한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정지영 감독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영화가 전하는 이야기를 많은 관객이 함께 나눔으로써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남영동1985>는 오직 그 믿음만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고문의 고통을 경험하는 100여분의 시간은 견디기 힘든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고문으로 한 평생을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100여분의 고통은 그렇게 견디기 힘든 게 아닐 것이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제 그 질문과 마주할 시간이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놀랍다. 고문 장면만으로 한편의 호소력 있는 영화가 만들어 질 수 있다니. 그래서 슬프다. 그것이 가능한 역사를 지닌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남영동1985>는 1985년 세상에 없었던 젊은이들에겐 부조리한 과거를 유추할 수 있는 나침반이, 그 시대를 살았지만 진실을 외면했던 이들에겐 뒤늦은 고문이,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정신과 육체 모두 포박당해야 했던 이들에겐 위로를 전하는 영화다.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 불편한 진실을 꺼내 든 정지영 감독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15세 등급이라는, 상식이 통하는 판정을 내린 영등위에게도 ‘태어나 처음으로’ 박수를 보낸다.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2012년 11월 6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