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아부의 왕>이 나온다고 했을 때 송새벽이라는 배우가 자신의 장점을 너무 빨리 소모해 버리는 게 아닌가 걱정했다. 아쉽지만 우려는 현실이 된 느낌이다. <방자전>에서 얻은 코믹 캐릭터를 반복하고 쉽게 소비하는 사이, 고정된 이미지에 갇힐 위험에 처했다. 이 배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코믹연기 외에도 더 있다고 믿기에 한쪽에 치우친 행보가 더 아쉽게 다가온다. 이건 앞으로의 배우 인생을 생각했을 때 얻는 것 보다 밑지는 게 많을 장사다. 영화의 만듦새는 송새벽만의 문제는 아니다. 리듬을 잡지 못하는 지루한 연출, 식상한 시나리오, 촌스러운 편집과 카메라 워크가 거들었다. 미안하다. <아부의 왕>에 아부할 게 별로 없어서.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전반부는 좋았다. 소신껏 살아온 한 남자가 아부를 배우며 변하는 모습을 통해 직장인의 애환, 나아가 아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현대인에게 일침을 날리는 유쾌한 영화였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다. 성동일, 송새벽의 맛깔스러운 코믹 연기도 그런 기대에 한몫 했다. 그러나 영화는 후반부를 넘어서면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아부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태도, 그로 인해 생겨나는 인물의 불균질한 감정선이 드라마를 빈약하게 만든다. 멜로영화로의 갑작스러운 전화도 의아한 부분 중 하나. 시대상을 예리하게 담은 인상적인 코미디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너무 쉽게 포기한 느낌이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2012년 6월 12일 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