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사기극을 표방하는 <시체가 돌아왔다>는 <오션스 일레븐>처럼 뛰어난 작전이 펼쳐지거나, 작전을 수행하는 기상천외한 인물들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그 빈자리는 시체를 놓고 벌이는 다양한 인물들의 꼼수로 채워진다. 극중 시체가 곧 돈이 되는 설정을 중심으로 서로 속고 속이는 사기극은 영화의 동력이다. 말도 안 되는 진오의 거짓말을 알면서도 여지없이 속고 마는 현철과 동화. 한 팀이다가도 상황에 따라 적이 되는 이들의 모호한 관계가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진오 역을 맡은 류승범의 슬랩스틱과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는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들 뿐만 아니다. 시체 안에 있는 칩을 얻기 위해 ‘개고생’ 하는 회장 고문 변호사 스티브 정(정만식), 음모를 밝히기 위해 회장 경호원으로 잠입한 국정원 요원(유다인), 빚 탕감 때문에 진오를 시체로 둔갑시킨 명관(오정세) 등 주변 인물들은 사건에 개입하면서 기폭제 역할을 한다.
시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뻗어나가지만, 복잡하게 얽혀있지는 않다. 이는 우선호 감독의 연출 덕분. 감독은 첫 장편임에도 다양한 이야기와 인물들을 적당히 조율해가면서 극을 이끄는 능력을 보여준다. 여타 범죄사기극 영화처럼 이야기의 짜임새가 견고하지 않다는 건 단점. 그러나 범죄사기극의 구색을 맞춰나가며, 그 안에서 볼거리를 충족시킨다. 웃고 즐기기에는 무난한 영화다.
2012년 3월 29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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