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라밴드>는 빠른 이야기 전개와 현장감 넘치는 영상이 절묘한 조합을 이룬다. 흡사 <테이큰>을 보는 듯하다. 파나마에서 물건을 공수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진행된다. 핸드헬드와 줌 인, 줌 아웃 등 현장감을 살리는 영상이 삽입되면서 긴박감 넘치는 분위기도 조성한다. 특히 치밀한 계획으로 움직이는 크리스와 친구들이 갖가지 변수로 인해 위험에 빠지는 과정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긴장감을 준다. 그 때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이들의 모습은 액션의 쾌감을 살린다. 여기에 크리스를 통해 마약을 밀수하려는 범죄 조직과 홀로 두 아들을 지키는 케이트, 선인지 악인지 정체성이 모호한 친구 세바스찬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면서 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암투도 볼만 하다.
하지만 액션의 강도가 너무 세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는 크리스의 가족애가 묻힐 정도다. 극의 중심을 이루는 크리스의 감정선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인물들의 심리변화를 잘 느끼지 못한다. <콘트라밴드>는 아이슬란드에서 제작한 <레이캬비크 – 로테르담>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 <렛 미 인>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등 북유럽 영화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할리우드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3월 22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