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조폭 코미디가 사랑받았던 시절,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추석시즌마다 찾아와 관객에게 환대 받았다. 과거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기 위함일까. 네 번째 시리즈인 <가문의 영광 4: 가문의 수난>(이하 ‘<가문의 영광 4>’)이 올 추석 시즌에 개봉한다. 전작에 이어 홍회장 일가가 모두 출연하는 영화는 오로지 웃기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예전과 똑같은 코미디 패턴으로 웃음을 전하지는 않는다. <가문의 영광 4>는 과거 욕설과 폭력이 난무했던 조폭코미디에서 탈피, 화장실 개그를 극대화한다. 전작보다 개그 수위를 낮춘 건 가족 관객을 더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이를 위해 감독은 ‘무한도전’으로 무한한 인기를 얻고 있는 정준하의 역할을 증대시켰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웃기지 않다. 웃기는데 초점이 맞춰진 영화인데, 정작 웃음은 찾을 수 없다. 물론 유쾌한 상황극은 계속해서 나열된다. 하지만 그뿐이다. 맥락 없이 이어지는 상황극은 서로 연결지점을 찾지 못한 채 뒤섞인다. 아무리 돈이 없고, 말이 안 통한다 하더라도 산속에 들어가 수렵생활을 하는 이들의 행동은 쉽게 이해되지 못한다. 난데없이 가족애로 마무리되는 이야기 또한 설득력이 없다. 게다가 전작에서 원동력이었던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의 맛깔스런 코믹 연기가 잘 드러나지 않아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재미가 반감된다. 결국 웃자고 만든 영화, 웃기지도 못한 꼴이 되어 버렸다.
2011년 9월 5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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