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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대학생의 인생역전 프로젝트 (오락성 6 작품성 6)
로맨틱 크라운 | 2011년 8월 17일 수요일 | 유다연 기자 이메일

과거, 라디오 사연으로 필 꽂힌 운명의 여인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옥상에서 로맨스를 시작하던 톰 행크스는, 셔츠를 늘 바지에 꼭꼭 넣고 다니는 중년 남자가 되었다. 그리고 재벌 애인 앞에서 패션쇼를 벌이며 까르르 웃던 줄리아 로버츠는, 직접 만든 알코올 칵테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까칠한 여교수가 되어 돌아왔다. <로맨틱 크라운>은 과거 로맨틱 코미디의 킹과 퀸으로 대변되던 할리우드 남녀 톱스타의 연륜 있는 재회가 우선 눈에 띈다.

하루하루 성실히 일하던 ‘래리 크라운(톰 행크스)’은 잘 다니던 회사에서 어느 날 갑자기 해고통지를 받는다. 이유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것. 학력 차별의 서러움을 씻기 위해 ‘래리’는 곧바로 전문대학에 등록, 늦깎이 대학생이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스피치 과목 담당교수 ‘메르세데스 테이노(줄리아 로버츠)’를 만나게 된다. 한편, 그는 스쿠터를 타고 거리를 휘젓는 ‘탈리아(구구 바샤로)’ 무리와도 친해지며 뒤늦게 대학생활을 만끽, 소소하지만 놀라운 인생의 변화를 겪는다.

<로맨틱 크라운>은 현실을 직시하고자 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영화는 미국 경제난 한가운데에 있는 위기의 중년 남성과 로맨틱 코미디를 엮는다. 학력미달, 대출금 상환, 실업난, 지적 허풍 등 현실적인 요소들을 영화 곳곳에 배치해 중년의 쓸쓸한 현실을 드러내는 한편, 로맨틱 코미디답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또, 자칫하면 칙칙할 수 있는 중년의 로맨스를 대학이라는 무대를 이용해 상큼하게 풀어낸다.

극 중 ‘래리’와 ‘테이노’는 ‘스피치(말하기와 소통)’ 수업으로 연결돼 있다. 이에 따라 영화 구석구석에 위트 넘치는 언어유희들이 자리한다. 미국식 정서를 요하는 유머들이긴 하지만, 즐기는데 큰 무리는 없다. 아쉬운 건 이런 요소를 포함한 영화적 재미가 모두 ‘잽’으로 포진돼 있어, 강한 ‘펀치’ 한 방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갈등을 빚는 방식이 전형적이고 고루해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물 사이에서 존재감이 특별하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톰’과 ‘줄리아’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한다.

2011년 8월 17일 수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    




-아직까지 건재한 톰 & 줄리아
-과하지 않아! 현실에 발 딛고 선 로맨틱 코미디
-중년의 로맨스도 풋풋할 수 있다는
-웃겨, 소소하게, 소소하게만.
-영화의 원제는 ‘래리 크라운’. 그러니까 ‘로맨틱’은 래리 아저씨 인생의 터닝 포인트일 뿐.
-설마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나 <귀여운 여인> 속 청춘남녀의 재현을 바라는 건 아니지? 벌써 10년도 더 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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