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은 전작 <똥파리>(2009)를 통해 주목받은 양익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감독 특유의 직설적인 대사가 진철(허준석)과 민정(류혜영)을 만나 발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30대 ‘소심남’ 진철은 간밤의 숙취에서 깨어나 자신의 침대에 버젓이 누워있는 10대 여고생 민정을 보고 당황한다. 술김에 하룻밤을 함께 보낸 둘은 짬뽕을 먹으며 인연을 쌓아간다.
사랑은 그 내용물이 달콤하든 쌉쌀하든 특유의 ‘맛’이 있다. 영화는 사랑의 맛을 소소하게, 또 혀끝에서 느낄 수 있는 직접적인 미각을 통해 보여준다. ‘산정호수의 맛’에서 준영에게 배신감을 느낀 순임이 주머니 속 초콜릿 바를 그에게 불쑥 들이밀었다가 혼자 우적우적 씹어 먹는 장면이 그 예다. ‘미성년’ 속 진철이 진지하게 현실을 이야기 하려는 순간 민정이 짬뽕과 맥주를 사오겠다며 말을 막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다.
사랑과 무관할 것만 같은 중년 여성 순임, 사랑하는 사이라고 단번에 상상하기 힘든 30대 진철과 10대 민정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통속적인 사랑의 틀을 깬 영화 <애정만세>. 사랑에 있어 만세를 외치고픈 ‘누구나’의 사랑이야기다.
2011년 6월 7일 화요일 | 글_유다연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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