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의도인지 우연인지, 보는 내내 헷갈린다 (오락성 6 작품성 5)
헤드 | 2011년 5월 28일 토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퀵 서비스 아르바이트를 하던 홍제(류덕환)는 우연히 자신이 배달하는 상자를 열었다가 기겁 한다. 상자 속에 사람의 머리가 들어 있었기 때문. 머리의 주인공은 얼마 전 자살한 줄기세포 권위자 김상철 박사(오달수)다. 놀란 마음에 방송국 기자인 누나 홍주(박예진)에게 전화를 한 홍제는, 누나의 충고에 따라 머리를 숨겨둔다. 하지만, 홍주가 도착하기 전에 장의사 백정(백윤식)에게 납치되고, 인간을 고기처럼 다루는 곳으로 끌려간다. 한편 홍주는 동생을 구출하기 위해 자신의 기자 신분을 활용하기로 한다.

<헤드>를 논하기에 앞서, 얼마 전 개봉한 <마셰티>를 잠시 불러올 필요가 있겠다.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마셰티>는 허점이 많은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는 엉성하고, 이야기 전개는 억지스러우며, 절체절명의 순간 화면이 뚝 끊기는 편집 사고마저 일어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연출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모든 게 의도된 쇼임을, 노골적인 패러디임을, B정신에 대한 감독의 취향임을 관객은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영화가 장르영화 팬들의 지지를 받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헤드> 역시 <마셰티>처럼 허점이 많은 영화다. 캐릭터 비약은 심하고, 이야기 개연성은 부족하며, 화면 연결이 어색한 부분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헤드>의 허점은 그 의도가 끊임없이 의심받는다는 것에서 <마셰티>의 허점과 성질이 다르다. 일례로 황당무계한 상황들이 신선함보다는 불편함으로 더 크게 다가온다. (아나운서로 등장한)데니안의 어색한 멘트처리 역시, 배우의 함량 미달인지 감독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도통 구분이 안 될 때가 많다. 영화 전체의 의도를 의심 받을 바에야, 차라리 노골적으로 막 나갔으면 어땠을까. 감독은 머리를 가볍게 비울 필요가 있었다.

2011년 5월 28일 토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10개의 유머 중, 2개는 확실하게 ‘먹힌다’
-뭔가 있어 보이는 배우진!
-이 좋은 배우들을, 조금 더 활용했어야지!
-액션영화인 줄 알고 극장을 갔다간, 된통 당할 걸!
-컬트영화가 되기에도 감독의 용기가 부족하다.
-의도를 의심하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0 )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