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을 잇는 연기하는 걸출한 신인 감독이 출현했다. 영화 <무산일기> 언론시사가 24일 오후 2시 서울 소격동 씨네코드선재에서 열렸다. 탈북자 승철이 겨울 한철 겪게 되는 ‘잔혹 서울 생존기’ <무산일기>는 이창동 감독의 <시> 조감독 출신인 박정범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박정범 감독은 실제 친구였던 탈북자 전승철의 이야기를 단편 <125 전승철>과 장편 <무산일기>로 만들고, 주인공 승철도 직접 연기했다. 탈북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것에 대해 박정범 감독은 “실제 만난 탈북자 대부분이 우리는 열심히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는데 왜 이런 영화로 찬물을 끼얹느냐며 혼이 났다. 이 영화가 탈북자들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의 반응에 대해서는 박정범 감독은 “유럽 관객들은 탈북자 문제를 이주 노동자 문제로 연결해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무산일기>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비롯해 올 로테르담국제영화제 타이거상, 도빌아시안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무산 일기>는 4월 14일 개봉 예정인 <혜화, 동> <파수꾼>에 이어 주목할 만한 신인감독의 데뷔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또 4월에만 홍콩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무려 7개 해외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제2의 <똥파리>’를 예감케 하고 있다.
● 한마디
5분여의 ‘원 신 원 컷’으로 찍은 마지막 장면을 확인한다면, 박정범 감독이 날린 리얼리즘의 강력한 펀치에 한 방 먹은 듯한 느낌으로 극장을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산일기>는 상처받은 한 탈북자가 살아남기 위해, ‘교회친구’를 만들기 위해 ‘돈’과 ‘일상적 폭력’에 물들어가면서 변모해 가는 과정을 서늘하게 지켜본다. 탄탄하고 견고하게 구축된 내러티브가 천민자본주의 한국의 폐부를 날카롭게 찔러댄다. 그렇게 종종 승철의 뒤에서 잡아낸 카메라로 한국사회와 인물들을 바라보는 <무산일기>는 황폐하고 헛헛한 한 편의 리얼리즘 ‘시’일지도 모르겠다. 제목의 ‘무산’은 철광으로 유명한 극중 승철의 고향인 함경북도의 무산군이자, 무소유를 실천하는 경계인 승철의 처지를 나타내는 ‘무산’(無産)을 뜻한다.
(무비스트 하성태 기자)
다르덴 형제가 탈북자의 이야기를 다루면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는 한국 사회 어디에도 발 디딜 곳이 없는 어느 탈북자의 이야기를 현실적인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다. 탈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사회를 반영하듯 시점 숏을 활용한 연출에서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감독의 고민이 짙게 묻어난다. 날카로운 잔상처럼 가슴에 여운을 남기는 엔딩에 주목할 것!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1년 3월 25일 금요일 | 글_하성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