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강우석 감독의 영화는 다루는 소재가 파격적이거나 이야기가 독특하지도 않다. 정해진 길을 제대로 밟고 가는 스타일이다. 그만큼 참신함이 떨어지지만, 안정감은 있다. 청각장애인 야구팀이 사회의 편견을 깨고 자신들의 능력과 꿈을 보여준다는 설정에서 나올 얘기는 빤하지만, 그 빤함에서 나름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도 능력이다. 정재영과 유선은 <이끼>보다는 임팩트가 적다. 멜로 라인보다는 야구 그 자체가 강화된 이유다. 대신 야구 장면은 꽤나 비중이 높다. 야구를 좋아하냐 그렇지 않느냐가 관건이겠지만.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강우석 감독의 영화치곤 좀 담백한 소재가 아닌가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스스로도 “힘을 빼고 초심으로 돌아간 작품“이라 말한다. 이야기가 담백한 만큼 맛 역시 심심하다. <국가대표> <킹콩을 들다>로 이어진 정형화된 한국 스포츠+실화+휴먼 드라마의 길을 착실히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제껏 먹어야 했던 조미료 잔뜩 푼 찌개들보단 훨씬 깔끔하다. 건강에도 좋을 것 같고.
(블로그엔터(www.blog-enter.com) 송순진 기자)
140분이 넘는 러닝타임도 과하다. 오글거리는 대사나 간지러운 표정 연기도 숱하게 나온다. <글러브>는 꽤나 올드한 영화다. 단도직입적으로 촌스럽다. 역설적이지만 그게 눈길을 끈다. 장애를 극복하는 스포츠영화라는, 이미 닳고 닳은 영화적 양상을 직구로 관통한다. 정재영은 때때로 과한 감정에 홀로 도취되는 이 영화의 감정에 진심의 무게를 얹어 내며 구원투수 노릇을 한다. 야구 영화치고 경기 장면이 재미없다는 건 맥빠진 중심타선을 보는 느낌이지만 홈런은 아니더라도 진루타는 쳐내는 드라마가 대타 노릇을 해낸다.
(beyond 민용준 기자)
2011년 1월 10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