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희의 영화>는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단지 영화를 구성하는 형식으로서만 기능한다는 점이다. <옥희의 영화>는 결국 하나의 장편이다. 단, <주문을 외울 날> <키스왕> <폭설 후> <옥희의 영화>라는 4가지 이름으로 나눠놨고, 같은 배우들이 각각의 단편에서 다른 캐릭터를 맡아서 연기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문성근, 이선균, 정유미가 반복적으로 출연하지만, 이들은 맡은 캐릭터는 에피소드마다 다르다. 이야기에서도 여전히 현실을 예리하고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영화과 교수와 학생이라는 설정을 통해 이번에도 영화 만드는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의 속내를 속 시원히 까발린다.
● 한마디
<옥희의 영화>는 또 다른 경지다. 이제 홍상수 영화가 폐부를 찌르는 듯한 예리함으로 솔직하고 노골적이고 치졸한 인간군상을 극사실주의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옥희의 영화>는 형식적으로 새로운 도전임과 동시에 영화 형식에 가하는 새로운 실험이다. 또한 초저예산 작가영화의 새로운 지향점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평소의 기조를 유지한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줌 인/아웃마저 없었다면 현실과 영화를 구분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홍상수의 11번째 장편영화 <옥희의 영화>는 어딘가 모르게 매서운 기운이 묻어 있다. 마치 날카로운 바늘로 우리의 삶을 쿡쿡 찌르는 듯한 느낌이다. 즉흥적인 방식으로 완성된 영화는 마치 소품 같은 느낌이지만, 그 속에 담긴 삶과 죽음, 예술과 돈, 사랑과 믿음, 인간관계, 그리고 영화에 대한 고민은 꽤 깊다. 좀 더 날것 그대로의 홍상수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자, <하하하>와는 또 다른 변주라는 점에서 여전히 흥미로운 영화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9월 13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