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이 지나 새로 쓰여진 <무적자>는 어떤 모습일까. 제작 단계에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끈 영화답게, <무적자>에 대한 궁금증은 영화계 안팎에서 대단했다. 더불어 <해결사> <시라노; 연애조작단> <퀴즈왕> <그랑프리> 등 최근 공개된 추석개봉작 영화들의 결과물들이 전반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라, <무적자>에 거는 기대는 보다 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무적자>에 대한 반응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는 게 진리’라는 의견에서부터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세운 탈북자라는 설정이 극의 몰입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반응 등이 다수를 이뤘다. 우려했던 것보다 극중 인물을 잘 소화했다는 주진모, 김강우에 대한 평과는 달리, 송승헌, 조한선의 연기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특히 원작의 주윤발 역할을 대신한 송승헌에게는, 어떠한 카리스마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혹독한 평가가 내려졌다.
● 한마디
모르긴 해도 감독은 원작에서 ‘버릴 부분’과 ‘취할 부분’을 놓고, 오랜 시간 머리를 싸맸을 거다. 하지만 취하고 버리는 것의 성공 여부를 논하기 전에 <무적자>가 놓친 게 하나 있다. <영웅본색>은 드라마가 아니라, 분위기로 먼저 읽히는 영화라는 점을 말이다. 새 옷을 입은 <무적자>는 물량 면에서는 가히 원작을 압도한다. 하지만 핵심인 그것, ‘분위기’가 빠졌다. 암울하면서도 팽팽하게 날 서고, 냉소적이면서 비가 추적추적 내릴 것 같은 그 미묘한 분위기들이 없다. 결국 <무적자>는 송해성의 소유격으로 평가받을 만한 개성도, 원작의 아우라에 견줄만한 창의적인 재해석에서도 흡족한 결과물을 내 놓지 못한다.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이쑤시개를 꼬나 문 주윤발의 쌍권총을 추억하든, 비둘기 날리며 홍콩 느와르의 간지를 창출해낸 오우삼을 추억하든, <무적자> 안에서 변주된 <영웅본색>의 흔적이란 조금 낯선 것이다. 송해성 감독은 원작의 결점을 드라마적 정서에서 찾은 것 같다. <무적자>는 스토리텔링 영화로서 부족함이 없다. 동시에 관계 설정의 변주나 부산의 풍광을 배경으로 둔 느와르적 연출도 인정할만하다. 다만 울림이 약하다. 형제애와 의리를 내세운 원작의 인물들이 품은 정서들을 고스란히 끌어안은 채 이를 거듭 설득시키고자 노력한다. 다단한 플롯을 지니고 있지만 진전이 더디고 마지막의 폭발력이 약하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다만 그들의 혈기왕성한 간지를 보필해줄 관록의 빈자리가 뚜렷하다고 할까. 박하게 평가될 영화는 아니지만 딱히 인상적이라 말하긴 어렵다. 그 와중에도 국내에서 보기 드문 기관총질은 흥미롭더라.
(beyond 민용준 기자)
<영웅본색>과 <무적자>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결국 헛발질 했다.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무비스트 권영탕 기자)
2010년 9월 9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