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는 경기 도중 말을 잃고 몸까지 다친 기수의 새로운 도전을 그린 작품이다. 주희(김태희)는 제주도에서 엉뚱한 매력을 지닌 우석(양동근)과 새로운 말을 만나 전환점을 맞는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우석으로부터 용기를 얻고 결국 그랑프리 우승과 사랑까지 차지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랑프리>는 다양한 인물들의 너무 많은 이야기를 가지런히 정리하지는 못 했다. 빠른 편집은 이야기를 전하기에 급급하고 인물들의 관계는 너무 갑작스럽고 얄팍하다. 하지만 마치 CF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김태희의 등장 모습과 박진감 넘치는 경마 장면을 담은 영상은 눈길을 끈다.
● 한마디
경마와 기수라는 소재로 만들 수 있는 영화는 그 범위가 넓지 않다. 문제는 예상 가능한 이야기를 얼마나 흥미롭게 보여주느냐가 관건. <그랑프리>는 그래서 경기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실패한 기수의 재기라는 다소 빤한 공식을 다루면서도 주변 인물들과 말에 관한 이야기를 옵션으로 넣고, 멜로 라인을 강화했다.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연들은 이야기만 전할 뿐, 감정적인 흐름을 잡아가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김태희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극 중 김태희와 두 번이나(!!) 키스를 한 양동근의 개인기는 소소한 웃음을 준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경마, 여기수, 좌절 그리고 극복. 이 같은 키워드로 무장한 <그랑프리>지만 스포츠를 통한 감동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보다 김태희와 양동근의 달콤한 로맨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어쩌나. 신선도 확 떨어지는 로맨스인데다가 그리 흥미롭지도 못하다. 그들의 로맨스를 받쳐줄 주변 이야기들조차 심심하다. 김태희와 양동근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의 관계 설정도 어설프다. 한편의 영화를 탄생하기까지 고생한 스태프들에겐 미안하지만 오랜 시간 준비한 영화라기보다 급조했다는 느낌마저 든다. 제발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말을 타고 활주로에서 이륙하기 직전의 비행기를 쫓아가는 김태희의 모습을 보고 제작진은 웃고 있으려나? 김태희의 선택은 또 다시 실패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그랑프리>는 목적이 없는 영화다. 멜로, 성장, 시대의 아픔 등 온갖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정작 유기적인 흐름은 보이지 않는다. 마지막 레이스에서의 감동이 전혀 드라마틱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과잉된 음악, 아름답게 포장된 듯한 영상도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해 공허한 느낌이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9월 8일 수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