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왕>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강변북로 4중 추돌 사고로 모인 사람들이 옥신각신하는 앞부분 경찰서와 그곳에서 알아낸 중요한 정보를 통해 133억이 걸린 퀴즈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도전기의 두 부분이다. 영화는 두 이야기의 경계를 뚜렷하게 나누고 각기 다른 상황을 통해 장진 특유의 웃음을 유발하지만, 아쉬운 점은 두 이야기 모두 마지막을 그다지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지 못한다는 점.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끝맺음 한 것은 나름 신선했지만, 많은 캐릭터와 그들 각각의 이야기가 만족스럽게 조합을 이루지는 못 했다. 하지만 중간 중간 사회적인 시선을 던지고, 세태를 비판하고, 집단 주인공 체제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어갔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줄 만하다. 또한 정재영, 신하균, 이한위, 고은미, 이수영 등의 우정 출연도 빛났다.
● 한마디
장진의 코미디는 언제나 사람들의 예상과는 다른 과정과 결과를 보여준다. <퀴즈왕>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뚜렷하게 양분된 두 이야기 모두 따라가는 재미는 있지만 완결된 이야기를 보여주지는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급 정색모드’나 상황을 뒤집는 소소한 반전 등 장진식 코드가 곳곳에 숨어 있다. 대단한 사건을 설정해 이야기 전체를 쥐고 흔들지는 않지만,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이 나라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우리네 소시민들의 삶도 있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웃음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부담 없이 기분 좋은 웃음이 있는가 하면, 세상을 풍자하는 날선 웃음도 있고, 부조리가 빚어내는 쓴웃음도 있다. <퀴즈왕>은 이 모든 걸 웃음의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그래서인지 어딘가 산만한 감을 지울 수 없다. 웃음에 대한 강박이 웃음의 기회를 빼앗은 격이다. 부조리극에 어울릴법한 드라마가 추석 코미디라는 어색한 옷을 입은 모양새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9월 7일 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