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을 맡은 양윤호 감독은 <바람의 파이터> <아이리스> 등 남성 취향의 선 굵은 작품을 만들어 온 연출가다. 전작들과 성향이 다른 <그랑프리>를 연출한 이유에 대해 감독은 “원래 마초 성향의 영화를 좋아했고, 여배우보다는 남자배우들과 작업하는 게 편한 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40대로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따뜻한 가족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촬영 중 배우 교체를 겪은 사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양동근으로 교체되면서 시나리오와 캐릭터의 100% 수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할 그는, “이준기가 아닌 양동근만이 할 수 있는 특유의 연기가 있고 예전의 양동근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니, 그것은 영화를 보고 직접 확인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선 양동근은 “갑작스럽게 투입되면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그래서 7kg을 빼고 오라는 감독님의 요구에 나는 살을 못 빼니 아저씨나 삼촌 분위기로 가자고 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어 “이준기씨는 테리우스 스타일이지만, 나는 아니지 않냐”며 “멋있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지만, 어쩌겠냐”고 특유의 어눌한 말투로 심정을 전했다.
양동근의 엉뚱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번 작품이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냐”는 사회자 (개그맨)황현희의 질문에 “모니터를 보는데 내 머리가 유독 벗겨져 보이는 게 아닌가. 영화 속에서 너무 적나라하게 나왔다”며 “결국 이 영화는 내게 머리가 벗겨진 걸 인정하게 하는 의미의 작품인 것 같다”고 답해 폭소를 안겼다. “김태희씨 얼굴이 유독 작아서 옆에 있으면 비교된다”고 한탄하던 그는 김태희와의 사진 촬영에서도 독특한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하기 위해 김태희보다 뒤에 서는 등, 여러 가지로 안간힘을 쓴 것.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양동근으로 인해 웃음이 끊이지 않은 현장이었다.
김태희는 “중간에 남자배우가 바뀐 상황이어서 서로 빨리 의사소통을 해야 했다”며 “상대배우와 가까워지려고 이렇게 적극적으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키스신도 마찬가지. 그녀는 “이번 영화의 키스신이 <아이리스>의 사탕키스를 능가할 것”이라며 평소와 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김태희는 “얼마 전 TV에서 이상형을 박휘순이라고 했는데, 정말인가?”라는 황현희의 돌발질문에 잠시 당황하다가 “진짜 이상형이 맞다”고 웃으며 응수했다. 이에 황현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박휘순이 엄청 자랑하고 다닌다. 이번 이상형 발언에 대해 <개그콘서트>에서 입장을 밝혔으니 지켜보라”고 전했다.
● 한마디
군대 다녀오면 사람이 변하기도 한다는데, 구리구리~ 양동근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쩜 그리 똑같은가요. 아!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했다고요... 동근씨 개인에게는 천지가 개벽할... 변화겠네요.
2010년 8월 20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0년 8월 20일 금요일 | 사진_서민창 3D 컨텐츠팀(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