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 그린(매기 질렌할)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느 엄마처럼 하루 하루 아이들과의 전쟁을 치른다. 남편이 전쟁터로 나간 뒤 홀로 세 남매를 키우는 그린.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는 아이들을 키우고, 농장일도 하는 그녀는 너무나 바쁘다. 심지어 도시에서 조카들까지 내려와 뒤치다꺼리하는 통에 쓰러지기 일보직전. 이 때 내니 맥피(엠마 톰슨)가 찾아온다. 내니 맥피는 아이들에게 마법을 부려 말썽쟁이들을 단번에 잠재운다. 서로 싸우기만 한 아이들은 사이 좋게 지내고, 쓰러져가는 농장을 위해 같이 일을 한다. 어느날 노름빚 때문에 농장을 팔 기회만 넘보는 삼촌 필(리스 이판)의 계략으로 농장이 팔릴 위기에 놓이고, 아이들은 아버지의 농장을 지켜내기 위해 힘을 모은다.
<내니 맥피2 : 유모와 마법소동> (이하 ‘<내니 맥피2>’)는 2006년도에 국내에서 개봉한 <내니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의 속편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엠마 톰슨이 각본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다. 당연히 영화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엠마 톰슨이 연기하는 내니 맥피의 조율 없이는 진행되지 않는다. 말썽을 일으키는 건 아이들의 몫이지만 그것을 해결하고 가르침을 주는 몫은 엠마 톰슨에게 달려있다. 그만큼 <내니 맥피> 시리즈는 그녀가 없으면 안 되는 영화다.
엠마 톰슨은 전편에 이어 1964년도에 출간된 ‘유모 마틸다’를 또 다시 각색했다. 영화는 원작과 기본 설정은 같지만 색다른 웃음과 감동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이번 영화의 큰 가르침은 협동과 믿음이다. 세계 제2차 대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영화는 그린의 세 남매와 도시에서 온 두 남매의 치열한 싸움을 보여준다. 그들의 전쟁과도 같은 싸움을 평화로 다스리는 내니 맥피는 마법으로 협동과 믿음이라는 교훈을 스스로 깨우치게 만든다. 농장을 벗어난 새끼 돼지를 협동해서 잡아 넣고, 농장이 팔릴 위기를 서로간의 믿음을 통해 이겨낸다. 영화는 단순히 재미와 웃음만을 주는 것이 아닌 교육적인 측면을 부각하며 가족영화의 면모를 드러낸다.
당연히 영화의 마지막은 해피엔딩. <내니 맥피2>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끝나며 행복한 결말을 보여주지만, 그 이야기 안에는 슬픔이 담겨있다. 영화에서 아이들이 말썽을 피우고, 서로 싸우는 이유는 부모의 사랑을 다 받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 부모의 이혼은 도시에서 온 두 남매에게 가슴 아픈 일이고, 전쟁터로 나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아버지의 부재는 시골 세 남매에게 슬픈 일이다. 내니 맥피는 겉으로 마법을 써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모의 사랑을 다시금 받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듯 영화는 말썽꾸러기 아이들의 변신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랑이 있어야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준다.
영화는 어른들이 보기엔 다소 유치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다면 충분히 온 가족이 웃으며 관람할 수 있다. 더불어 영화에 등장한 이완 맥그리거, 랄프 파인즈, 매기 스미스의 모습은 영화의 무게감을 더한다. 끝으로 단역임에도 아이들을 위해 감초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의 존재는 가족 영화가 드문 우리 영화계의 현실과 비교했을 때 부러움 그 자체다.
2010년 8월 9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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