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아트홀에서 올해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선정된 <작은 연못>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허문영 PIFF 어드바이저의 진행으로 이우정 노근리 프로덕션 대표, 장성호 모팩 대표와 이상우 감독 그리고 주연 배우 문성근, 김뢰하, 김승욱, 민복기, 이대연, 신명철이 참석했다.
한국 전쟁 당시 발생한 노근리 사건을 소재로 한 <작은 연못>은 1950년 7월 충북 영동 노근리에서 벌어진 미군 학살 실화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이날 처음으로 관객과의 첫 만남을 가진 이우정 대표는 “영화를 만들어 첫 공개를 하기까지 6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오늘 영화제에서 첫 공개를 했는데 이제야 영화를 만든 뿌듯함을 느꼈다.”며 소감을 밝혔다.
시나리오 작업으로 시작해 영화 연출까지 맡았던 이상우 감독은 잘 알려진 연극연출가이다. 영화와 연극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 이상우 감독은 “사실 잘 모르겠다. 어려운 작업이지만 영화감독을 할 자신은 있었다. 그래도 많은 선배 감독들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말과 함께 “촬영도중 모르는 것이 있다면 스탭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카메라로 진실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번 작품에 쏟았던 노력을 소개했다.
감독 이외에 50명의 후배 배우들을 이끌었던 문성근은 “좋은 취지로 만든 작품들이 완성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이번 영화는 꼭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분명했다.”고 <작은 연못>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그렇다고 해서 후배들에게 일부러 나오라고 하지는 않았다.(웃음) 각자 자기 일정에 맞게 촬영장에 와서 출연했다. 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사람은 ‘노예’, 송강호처럼 한 번 나오는 배우는 ‘왕조’라고 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뢰하도 “무거운 짐을 메고 걸어 다니는 힘든 촬영장면이 있었지만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매운탕도 먹고, 마치 소풍 나온듯한 분위기였다.”며 즐거운 촬영이었음을 입증했다. 게다가 이상우 감독은 “김뢰하가 촬영 도중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아예 신혼 여행지를 촬영지로 잡아서 신부까지 영화에 출연했다.”고 배우의 가족까지 동원되었던 촬영 중 에피소드를 전했다.
즐거운 촬영 분위기속에서도 <작은 연못>이 유작이 된 故 박광정의 이야기가 나오자 회견장의 분위기는 갑자기 숙연해졌다. 그와 연극에서 20여 년의 우정을 쌓았던 이상우 감독은 “작은 연못 후시 녹음 때 병원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던 박광정은 그 날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 영화가 결국 그의 유작이 되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더불어 민복기는 “극중 피난길에서 자신의 가족에게 가야한다며 무리를 일탈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질적으로 우리의 곁을 떠나 슬프다. 하지만 좋은 영화로 기억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기쁘다.”라고 심정을 전했다.
이어 <작은 연못>이 구체적으로 어떤 점 때문에 6년이란 긴 제작기간이 걸렸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우정 대표는 “투자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처음에 예상 제작비를 50억으로 생각했는데, 실질적으로 투자 유치를 하면서 한계에 부딪혔다.”며 “영화의 CG를 담당했던 장성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후 충무로 배태량 스탭들에게 영화의 어려움과 좋은 취지를 설명하고 현물투자를 받았다.”고 답했다. 또한 극중 김민기의 노래가 삽입곡으로 쓰인 이유에 대해 이상우 감독은 “영화의 정서가 김민기의 음악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의 음악을 사용하며 영화를 만든다면 인물들이나 배경이 좀 더 살지 않을까 하는 의도로 김민기의 음악을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노근리 사건을 토대로 전쟁의 상흔을 보여줄 <작은 연못>은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기 위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 취재_ 김한규 기자(무비스트)
부산 사진_ 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