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부산국제영화제 첫 번째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트란 안 헝 감독, 트란 누 옌 케, 조쉬 하트넷,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가 출연한 <나는 비와 함께 간다>로 진행됐다. 우리에겐 <그린 파파야 향기> <씨클로> 등으로 잘 알려진 트란 안 헝의 신작인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이병헌, 조쉬 하트넷, 기무라 다쿠야라는 배우들의 조합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하루 종일 부산을 들었다 놨다 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고, 갈라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캐릭터에 대한 얘기와 함께 서로에 대한 친분도 과시했다.
감독 트란 안 헝은 “악몽 같았다”며 제작상의 어려움을 떠올렸다. 연일 이어지는 고된 촬영은 배우와 스탭 모두를 지치게 했다. 그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매 순간 배우들이 보여준 놀라운 모습이었다. 다국적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도전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배우들의 공이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홍일점인 트란 누 옌 케는 촬영 전에 이들의 명성을 알지 못한 덕분에 오히려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만약 먼저 알았다면 부담이 더 컸을 것이라며 결과에 만족했다.
조쉬 하트넷은 기무라 타쿠야와의 첫 만남에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느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14시간 동안 진행된 진흙 웅덩이 장면이었고 심지어 눈에 애벌레를 넣는 장면도 있었다고. “저 배우는 누구지?”하는 신기함과 함께 캐릭터에 몰입하는 근성에 감탄했다. 이병헌과는 처음부터 친근했다.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의 트레일러에서 <달콤한 인생>을 보고 있었는데, 영화 속 인물을 실제로 만나니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고. 하지만 울룩불룩한 근육에 트레이닝 복장이어서 약간의 위압감을 느끼기도 했단다. 함께 하고픈 한국 여배우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 여배우에 대해 잘 모르지만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를 인상 깊게 봤다고 했고, 한국 음식에 대해 질문하는 외신 기자와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위압감을 느꼈다는 조쉬 하트넷의 반응에 이병헌은, 당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촬영과 병행하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며 변명을 했다. 촬영을 위해 홍콩과 중국을 자주 오가는 탓에 최대한 편한 옷차림을 선택한 것이 트레이닝 복장에 운동화였다고. 자신을 반갑게 맞아준 조쉬 하트넷에 대해서는 상대방을 편하게 배려하는 사람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히어로>를 통해 인연을 맺은 기무라 타쿠야는 TV에서는 보여주는 웃기고 재미있는 이미지와 함께 자신만의 카리스마가 있는 양면적인 매력을 높이 샀다. 이병헌은 기자회견 내내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세심하게 손님들을 챙기며 호스트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했다.
기무라 타쿠야는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이었지만, 테이블을 함께 치우거나 질문자에게 농담을 하며 즐거운 기분을 드러냈다. 또 일본어로 질문을 한 기자에게는 한국말로 해야 다른 기자들과 배우들도 내용을 알 수 있다며 모두를 배려하기도 했다. 이병헌과는 이미 <히어로>때 인연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촬영장에서 다시 만나자마자 “와! 이병헌이다”며 놀랐다고. 조쉬 하트넷도 마찬가지. 캐스팅이 됐다는 것은 알았지만 막상 눈앞에 조쉬 하트넷이 등장하자 이번에도 “와! 조쉬 하트넷이다”며 신기해했다. 사실 이번 영화의 출연은 단 이틀 만에 결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조쉬 하트넷과 이병헌이 캐스팅됐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이틀의 시간도 길었을 것이라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한국 여배우에 대한 질문에는 한 번 만난 적이 있는 최지우를 거론하며 친근한 느낌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실종된 남자를 찾기 위해 홍콩에 오는 전직 형사 클라인이 홍콩 암흑가의 보스와 얽히면서 의문의 사건에 빠져드는 스릴러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이후 10월 15일 정식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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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0일 토요일 |
부산 취재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2009년 10월 10일 토요일 |
부산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