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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 2009년 2월 13일 금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연예인을 키우는 것에 목숨을 건 매니저 승민( 엄태웅)이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희망인 여배우 진아(이세나)의 남자친구 윤호(김남길)로부터 섹스 동영상을 갖고 있다는 협박을 받는다. 승민은 그를 만나 돈을 주고, 그를 따라가 응징을 한다. 하지만 그 시간에 승민은 그보다 더 큰 것을 놓쳤다. 바로 자신의 핸드폰이다. 돈벌이를 위해, 혹은 자신의 사생활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은 둘째다. 가장 큰 문제는 진아의 섹스 동영상. 하지만 휴대폰을 주은 이규(박용우)라는 남자는 애초부터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승민의 아내, 정연(박솔미)의 목소리를 조금 더 듣고 싶을 뿐이었고, 승민이 다짜고짜 퍼붓는 반말과 욕설이 진저리나게 싫었을 뿐이다.
 
‘핸드폰’은 단순히 통화라는 1차원적 개념을 넘어서, 한 개인의 프라이버스를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존재감’을 품고 있는 물건으로 변화 했다. ‘디카’라는 물품과 함께 편리성과 오락성을 두루 갖춘 아주 다이내믹한 존재이지만, 사생활 침해라는 유해성에 있어서 가장 큰 타격을 일으키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분실이라는 부주의는 생활의 불편함을 넘어서 커다란 불안감을 안겨준다.
 
영화 <핸드폰>은 바로 이러한 부주의와 그것으로 일어나는 유해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수신과 발신의 방식으로 불편한 순간을 공유해야만 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는다. 그들 사이의 불편함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익명성으로 인해 더욱더 날카롭고 처절하다. 핸드폰을 습득한 자는 모든 상황을 일방적으로 뒤 흔들고 분실한 자는 모든 상황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도덕적이지 못한 익명성은 점점 분노의 감정으로 치닫고, 상대에게 잔혹하게 휘둘린 마음은 그에 버금가는 복수라는 감정으로 퍼져나간다.
 
영화의 과정을 지켜보면, 어쩌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 수 있었던 분실이라는 사소한 실수가 어떻게 이런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을지. 스토리의 번짐이 놀랍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이 익명성에서 벗어나 서로의 존재를 알고 분노로 인해 상대를 옭아매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분히 회의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상대에게 자신이 당한 것 이상의 복수를 하고 미소 짖는 모습에서 선과 악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이것은 처음부터 승민과 이규가 어느 한쪽만 나쁜 놈이라고 하기엔 굉장히 갑갑한 현실을 떠안고 있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스릴러와 밀실 추리극이 합쳐진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청룡영화제 각본상과 신인 감독상을 받았던 김한민 감독. 그는 이번에 ‘핸드폰’이라는 일상적인 물품을 통해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상황을 화면에 담았다. 그렇기에 박용우, 엄태웅 두 배우는 감정의 분출과 감정의 극한 제어를 통해 기존과 다른 연기의 색을 선보였다. 하지만 감독의 전작과 비교해 영화 전체에서 드라마적 요소는 추가 되었지만, 본연의 스릴러다운 긴장감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2009년 2월 13일 금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평소 핸드폰을 소홀히 다루는 그대라면.. 보고나서 새삼 핸드폰을 다시 볼지도.
-박용우, 엄태웅의 연기에 대한 남다른 기대..?
-어쨌든 쫓고 쫓기는 거 좋아한다면.
-드라마와 스릴러의 중간 지점. 글쎄...
-처절하게 치닫는 상황이 가슴을 유쾌하게 해주지는 않을 것임.
-혹시 무삭제 예고편에 대한 기대? 과연 본편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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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emo
잘봤어요~~   
2010-04-13 16:04
naredfoxx
이야~~ 김남길~~   
2010-01-01 18:03
nada356
소재는 좋은데..   
2009-12-10 22:32
nada356
잘 읽었어요.   
2009-12-07 21:51
bjmaximus
그래도 박용우보다 엄태웅이 더 불쌍하지.   
2009-05-12 11:31
bjmaximus
영화 전문가들 평이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2009-05-05 11:04
ruddk830
왠지 배우들이 더 끌리는 영화~   
2009-03-02 11:34
mckkw
어쨌든 쫓고 쫓기는 거 좋아한다면.   
2009-02-2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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