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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포터>를 보기 전에 알아야 할 몇가지 것들!
2007년 1월 22일 월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세대를 초월하는 인기를 끌고 있는 소설 ‘해리 포터’가 태어나기 100년 전에 이미 전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또 한 명의 ‘포터’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베아트릭스 포터. 장난꾸러기 토끼와 그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한 23권의 책을 집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절판된 적 없이 전세계적으로 1억 부 이상 팔린 동화 ‘피터 래빗’의 어머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쓴 조앤 K. 롤링이 그녀의 작품세계만큼이나 유명한 인물이라는걸 감안할 때 같은 영국인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베아트릭스 포터의 삶은 신기할 정도로 알려져 있지 않다. ‘피터 래빗’은 자식을 둔 부모, 혹은 그녀의 그림책을 자장가 삼아 듣던 어린 아이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토끼지만 이 귀여운 캐릭터를 세상에 선보인 주인공은 전혀 주목 받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부유한 남자와의 결혼만이 여자로서 최고의 행복이라 여겨지던 시절, 시대를 앞서간 행동주의자로 누구보다 당당한 삶을 살았던 그녀의 인생은 <꼬마돼지 베이브> 유명한 크리스 누난 감독의 눈에 띄게 되고 8년간의 시나리오 작업과 2년간의 고증기간을 거쳐 영화로 완성된다. 오는 25일 국내 개봉을 앞둔 <미스 포터>의 개봉에 앞서 무비스트에서는 미공개 스틸과 함께 베아트릭스 포터를 만나기 전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정보를 준비했다. 살짝 귀띔하자면 <미스 포터>를 보러 갈 때에는 지갑을 단단히 여며야 한다. 극장 문을 나선 뒤 그녀의 열정과 사랑스러운 동물들에 반해 ‘피터 래빗’ 전집을 구입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을 테니.

● 베아트릭스 포터는 누구?
1866년 런던에서 태어난 베아트릭스는 변호사인 아버지와 사업을 했던 외가의 영향으로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당시 상류층 자제들이 받았던 교육방법대로 가정교사와 유머의 손에 키워진 포터는 외로운 어린시절을 여름 휴가 동안 가 있는 농장에서 만나는 토끼와 오리, 개구리 등을 소재로 미술을 그리며 자란다. 작은 동물들의 생동감 넘치는 그림은 모두 그녀가 키운 수많은 애완동물 덕분이었다. 평소 미술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를 닮아 관찰력이 뛰어났던 베아트릭스는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하며 자신만의 친구들을 만들어 나감과 동시에 박물학자로서 커가는 기반을 다진다.

19세기 보수적인 영국에서 여성의 사회활동은 엄격히 제한되어 있었던 터라 그녀의 논문은 학회로부터 거부당하고 자신이 만든 책들은 출판사에서 번번히 퇴짜를 맡는 등 불운이 잇따랐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화려하고 큰 책보다는 어린아이들이 읽기 좋은 사이즈에 저렴한 책을 출판하기 원했던 베아트릭스의 고집은 결국 자비출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고, 자신의 작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프레드릭 워렌사에 의해 1902년 '피터 래빗 이야기'를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8000부로 제작된 초판은 순식간에 팔려 1년 만에 6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고 이어서 '다람쥐 넛킨 이야기','벤자민 바니 이야기'를 차례차례 발표해 나간다. 4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한 그녀는 1943년 77살의 나이로 사망하기 전까지 자연보호 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에 가입해 활동함으로써 500만평에 이르는 땅과 농장들을 기부한 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레이크 디스크릭트의 숲에 한 줌의 재로 뿌려졌다.

●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란?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를 통해 보존 가치가 있는 자연과 문화자산을 보호하는 운동으로 1895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피터 래빗의 주무대가 된 ‘힐탑’이 바로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의 발상지이다. 동물의 삶을 통해 인간들에게 따듯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 하고자 한 베아트릭스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과 자신이 벌어들인 인세를 모두 이곳 힐탑 근처 레이크 디스트릭(Lake District)의 농장과 땅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

여의도의 열 배가 넘는 거대한 땅을 소유했지만 10평자리 작업실에서 검소하게 살아간 그녀의 삶은 사후에도 빛을 발했다. 자신이 죽은 뒤 자신의 땅을 내셔널 트러스트 협회에 기증하면서 “원래 모습대로 보존해 줄 것”을 유언으로 남겨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당시의 모습이 완벽히 보존 된 채 영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휴양지로 꼽히고 있다. 당시 베아트릭스가 기증한 금액은 협회가 지닌 전체 자산보다 많았다고 한다.

영국보호협회는 그녀의 영화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두 곳의 멋진 장소를 제공해 주었는데 첫 번째는 베아트릭스 포터와 밀리 워른(노만 워른의 여동생)이 영화 속에서 방문하는 아트 갤러리와 베아트릭스 포터와 노만 워른이 책의 이윤을 의논하던 티 룸이 바로 그곳이다. 내셔널 트러스트의 활동은 단순히 자연 보호와 유적지 보존에 그치지 않는다. 비상업적 자원으로 적극 활용되거나 관광 레저 아이템으로 개발되는데 <해리 포터>의 촬영이 진행된 라콕 마을 역시 이 단체의 도움으로 원작에 나타난 분위기를 그대로 담을 수 었다는 후문.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 ‘그린벨트 살리기 국민행동’을 기점으로 2000년도에 정식 발족됐으며, 현재 강화 매화 마을 군락지와 최순우 옛집, 동강 제장 마을이 시민의 힘으로 보존되고 있다.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 본격화된 지 불과 5년 만에 관련법이 제정된 사례는 한국이 유일하다.

● 캐스팅 비화
<다운 위드 러브>이후 4년 만에 만난 르네 젤위거와 이완 맥그리거의 캐스팅 소식은 할리우드의 핫 이슈였다. 꾸미지 않은 당당함을 지닌 베아트릭스 포터의 삶을 접한 르네 젤위거는 영화의 내용에 깊이 감명을 받아 자신의 상대역으로 평소 신뢰하는 배우였던 이완 맥그리거를 적극 추천할만큼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속 캐릭터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실제 베아트릭스 포터의 부활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사실적으로 그려져 제 64회 골든 글로브 뮤지컬 및 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 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96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밝고 경쾌한 로맨스를 그려냈던 둘의 호흡은 <미스 포터>의 명 장면으로 꼽힌 기차길 키스신 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촬영이 어렵거나 어색하긴커녕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우리 둘은 환상 커플이다.”라고 밝힐 정도로 서로의 연기에 만족을 나타냈다. 극중 이완 맥그리거가 연기한 노만 워른은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았던 베아트릭스의 능력을 한 눈에 알아보고 그녀의 모든 것을 지지해주는 로맨티스트. <물랑 루즈>에서부터 <아일랜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신을 선보여왔던 그가 콧수염을 기르고 매너를 중시하는 영국신사로 분한 <미스 포터>는 이완 맥그리거의 매력에 한번 더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제작 뒷얘기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 미술상을 탄 마틴 차일즈는 19세기 영국을 재현해 내기 위해 소품 하나에도 완벽을 기했다. 가령 베아트릭스 포터의 어린 시절이 전기를 사용하기 보다는 가스램프 사용하던 시대였기 때문에 그녀가 성장해 어른이 된 시기에는 전기를 주로 사용했다는 등의 사소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 열성을 보이며 8년간 공들인 시나리오의 살을 신중히 붙여나갔다. 그러나 그의 촬영 팀은 사운드 무대와 스튜디오도 없는 맨섬에 <미스 포터>의 세트장을 만드는 엄청난 작업을 추진해 영화사의 우려를 자아냈다. 이 섬은 19세기 당대를 표현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곳이었으나 영국 특유의 불규칙한 날씨 때문에 제작비가 초과되고 건물을 짓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포터의 집을 완벽히 재현해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의 공동 제작자인 르네 젤위거는 19세기 의상 재현에 특히 신경을 썼는데 크리스 누난 감독은 아카데미 3관왕에 빛나는 실력파 의상 감독 안소니 포웰을 기용함으로써 그녀의 불안을 잠재웠다. 누난감독에게 베아트릭스? 이야기에 매료된 포웰은 베아트릭스에게 미술적 재능을 물려준 아버지 루퍼 포터의 사진을 입수, 실존 인물들의 사진을 조사해 나가며 엄청난 양의 사전 조사를 시행했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의상들은 19세기 초 유행한 드레스와 모자, 블라우스들로 <미스 포터>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아이템이었기에 남자주인공인 이완 맥그리거의 옷에 붙은 단추까지 세세하게 제작됐다.

영화 속에서 베아트릭스 포터와 노만 워른이 처음 이별을 경험하게 되는 장면이자 달콤한 키스씬이 촬영된 블루벨 기찻길(bluebell railway)은 실제로 베아트릭스가 런던을 떠났을 때 장소였던 유스턴 역은 아니지만 시대적 배경을 고려 했을 때 이 곳은 최고의 장소였기 때문에 영화의 가장 중요한 장면의 배경으로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피터 래빗 이야기’(The Tale of Peter Rabbit)’를 출판하는 인쇄소로 사용된 ‘타입 박물관(Type Museum)’은 미국 독립선언문에 사용된 실제 인쇄판이 보존되어 있는데, 이곳에 보존된 기계들이 없었다면 세계의 책과 잡지는 95%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곳이어서 특히 의미있었다.

● <미스 포터> 미공개 스틸컷은 보~너~스!


2007년 1월 22일 월요일 | 글_이희승 기자
사진제공_이노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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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imayes
잔잔모드지만 괜찮게 본 영화   
2008-05-07 16:36
woomai
이것만 알면?   
2008-04-22 23:30
mckkw
둘이 참 잘 어울린다.   
2007-08-28 12:36
remon2053
풍경이 멋지네요   
2007-06-01 20:10
kpop20
제목부터 끌리네요   
2007-05-16 21:37
cutielion
피터래빗..ㅋ   
2007-04-25 14:46
ldk209
현실과 동화가 절묘하게 조화된 아름다운 영화...   
2007-04-22 09:48
adenia
나두 보고파요   
2007-03-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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