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야 가자!” 이 한마디로 뭇 여성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파리의 연인>김은숙 작가와 “사람은 죽을 줄 알면서도 살잖아”라고 말하며 서른 살 노처녀에게 달려갔던 삼식이 ‘현빈’이 만났다. <늑대의 유혹>에서 빗속 키스 신으로 소녀 팬들을 감성을 매료시켰던 김태균 감독 또한 이 동화 같은 이야기의 연출자로 동참한다.
‘망나니 백만장자가 유산을 상속받기 위한 조건으로 산골 고등학교로 전학 가 무공해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기구하게도 소녀는 시한부 인생. 누구보다 순수한 이 어린 연인들은 남은 시간을 가장 아름답게 마무리 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추억을 만들어 간다.’ 이렇게 단 두 줄로 요약되는 뻔한 스토리라고 치부하기엔 ‘싸가지’ 연기부터 ‘애잔한 눈빛’연기까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현빈과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기에 더 신비로운 신예 이연희의 만남은 그 식상한 줄거리를 아름답게 승화시켰다.
스쿠터를 타고 낙엽 길을 달리는 장면이나 가을 햇살 쏟아지는 갈대밭을 거니는 두 사람의 모습은 분명 로맨스 영화다운 최고의 영상미를 자랑한다. 티격태격 어긋나기만 했던 두 사람이 갑자기 사랑에 빠져 버린듯한 화면전개도 “사랑은 하는 게 아니라 스며드는 것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힌 감독에 충실해 보인다.
수천억대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한없이 서툰 ‘재경’의 모습은 어쩌면 사랑조차도 끊임없이 재고, 비교하게 되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동떨어진 현실감으로 지탄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좋은 영화를 만나는 법은 마음을 비우고 보는 거라고 했던 그 누군가의 말처럼, ‘유치하고, 뻔한 영화’라고 단정짓기 전에 때로는 그 뻔한 유치함을 견뎌보는 건 어떨까.
| | - | 학창시절 할리퀸 문고를 한번이라도 읽어보신 분이라면! | | - | 현빈의 팬이라면 당연히! | | - | 김태균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면,강추! |
| | | | - | 비와 첫사랑, 불치병..이런 단어 자체에 거부감이 있으시다면, 글쎄… | | - | 확실한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분! (마지막 장면의 긴 여운은 나만 느낀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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