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케이지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로드 오브 워>는 "전쟁보다 폐암이나 자동차 사고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 라는 지론으로 전쟁의 신으로 군림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세계 곳곳의 무기밀매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주는 이 영화는 전쟁에 대한 냉소나 인류애의 호소보다 상업적 논리로 돌아가는 전쟁의 비즈니스에 무기딜러의 개인적 삶을 살짝 버무려 논 듯한 상업영화처럼 보인다.
자신의 존재는 필요악이라고 말하지만 아내에게 자신의 일을 숨겨야하고 아들처럼 챙겨야 하는 남동생에게 개인적 양심이 흔들리는 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우리는 냉정한 무기 딜러의 비애를 간접 경험하고 되려 그를 동정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 “자신이 1년간 힘들게 판 무기를 미국 대통령은 단 하루 만에 팔고 있다”는 관객들에게 부시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비난의 화살은 무기밀매를 한 실제 무기 밀매자 보다 백악관을 향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영화 전반적으로 보여지는 간접적인 흐름이 <로드 오브 워>를 뻔한 상업 영화에서 탈피시켰다.
야생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배경으로 화끈하게 터지는 폭발음과 기관총 소리는 소음보다는 리듬감 있는 음악으로 들릴 만큼 감독특유의 연출의도가 고스란히 들어난다.실험적인 소재를 가지고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천재적인 앤드류 니콜감독은 <트루먼 쇼>의 각본과 <가타카>의 감독을 통해 보여준 인상적인 색감과 과장된 이미지를 차분하게 그려냈다.
● 관람가
☞ 연기 좀 되는 배우들이 보고 싶으신 분!
☞ 밀리터리 매니아 혹은 군대 면제자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무기를 빠삭하게 읇으며 ‘가오’잡길 원하시는 분!
☞ 미스 USA가 어떤 식으로 넘어오는지 궁금하신 분!
● 관람불가
☞ 전쟁이라면 치를 떠는 평화주의자! (오프닝부터 허를 찌른다)
☞ 투 가이즈(two guys)대결구도에 신물 나시는 분!
☞ 화끈한 반전이나 엄청난 결말을 기대하는 관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