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최초로 우즈베키스탄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한 <나의 결혼원정기 (제작 튜브픽쳐스)>가 서울극장에서 기자시사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황병국 감독과 주연배우 유준상, 수애 및 정재영이 함께 자리해, 시사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결혼 원정을 떠난 농촌 총각의 좌충우돌을 그린 <나의 결혼 원정기>는 죽마고우인 친구 만택(정재영 분)과 희철(유준상 분)이 우즈베키스탄 에서 고려인 통역사 라라(수애 분)의 도움을 얻어 국제 맞선에 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를 기획할 때만 해도 여주인공의 신분이 탈북자가 아니었다고 밝힌 황병국 감독은 “ 자료 헌팅 차 우즈베키스탄에 갔는데 북한 여공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 쓸 때는 이렇게 쓰고 싶지 않았는데 가보니 고려인 정체성의 문제 등이 느껴졌다. 외국으로 신부감을 찾아 나서야 하는 한국 농촌 총각들과 그곳에 사는 고려인들의 이야기,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탈북자. 이 세 인물을 그리면 영화적으로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실제 영화 속 촬영 장소이기도 한 예천 사투리를 감쪽같이 구사한 두 남자 배우들은 영화 촬영 당시보다 10kg정도 감량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순진한 시골 노총각 '만택' 역을 맡은 정재영은 " 사실 경북 예천 분들이 내 사투리 연기를 들으면 어색하다고 할 수도 있다. 영화적으로 풀어야 하기 때문에 완화시켜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내게 북한사투리를 가르쳐 준 분이 수애에게도 평양 사투리를 가르쳐줬다"고 덧붙이기도.
우즈베키스탄의 촬영 당시 “현지 여성들이 정재영씨를 스물여섯으로 보고 나를 스물 한살로 보더라.(웃음) 정말 관대한 나라다. 이곳에 오진 남자 기자 분들은 꼭 한번 가보시길 권한다."고 말한 유준상은 상대배우 정재영과 술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밝히면서 “우즈베키스탄에서 밤을 새는 촬영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굳이 새지 않아도 되는 정재영에게 같이 밤을 새자고 열심히 졸랐다. 정재영씨는 정말 고맙게도 같이 밤을 새줬다. 그러고 비몽사몽으로 촬영을 했다. 이 자리를 빌어 술을 가르쳐준 재영씨에게 정말 감사 드린다.”는 며 시종일관 유머러스 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드라마에서는 '눈물의 여왕'으로 불렸으나 이번 영화에서 강인하고 당찬 캐릭터를 연기한 수애는 "시나리오에 마음이 끌렸다. 따뜻하면서도 엄마같고 강인한 면은 제가 가진 여성관이다." 라고 출연동기를 밝혔다. 그녀는 극 중 평양 사투리와 러시아어 연기를 위해 우즈베키스탄 현지 촬영 때도 강사를 동반해 갔다는 후문이다. 올해 부산 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돼 국내외 영화관계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이끌어낸 <나의 결혼 원정기>는 오는 11월 23일 일반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취재_ 이희승 기자
사진_ 권영탕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