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영화는 현란하다. 눈을 압도하는 CG 그래픽이 영화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은근하게 작업된 3D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그래픽 자체의 화려함이 눈에 띈다. 게다가 그래픽의 기본 바탕이 ‘어두운 배경과 강한 빛’이기 때문에 마치 나이트클럽에 온 듯 눈이 부실 지경이다. 하지만 명암과 색감이 상대적으로 괜찮은 IMAX 3D가 아닌 일반 디지털 3D에서는 이러한 비주얼이 얼마나 효과를 낼 지 의문스럽기도 하다. 영화의 내용은 과거 1982년작 <트론>과 그 기조를 같이 한다. 하여 신선하지는 않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시점에서 프로그램과 시스템의 지배는 일상이 되어 있으니까. 과거의 영화가 기발한 발상에 그래픽이 아쉬웠다면, <트론: 새로운 시작>은 평범한 발상에 현란한 영상이 특징이다.
● 한마디
아무리 영화가 빛의 예술이라지만, <트론>에서의 빛은 효과를 넘어서 하나의 캐릭터로 작용한다. 네트워크와 프로그램, 시스템이라는 추상적인 대상을 영상으로 표현한 영화답게 비주얼의 현란함과 독창성은 전체 비중의 8할 이상이다. 반면 3D 입체효과는 도드라지지 않는다. 3D로 제작된 영화치곤 입체감이 크지는 않지만, 오롯이 CG로만 채워진 부분에서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고 편안한 3D 입체영상은 만들어졌지만, 그 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은 단점이다. 이야기는 단순하고 범위도 좁은 편이다. 이러한 이야기로 2시간을 채웠다는 것만 봐도 비주얼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가늠할 수 있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컴퓨터, 프로그램 등 그 이면의 세계는 어떨까. <트론: 새로운 시작>은 그 이면의 세계를 화려한 시각적 효과의 힘을 빌어 표현해냈다. 독특한 세계관과 신선한 소재 등이 눈에 띈다. 사이버 프로그램이 구현해낸 가상 세계는 현실 세계와 똑같은, 완벽한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캐릭터와 유저로 구분되는 실제 사람 등의 대결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영화에 푹 빠지지 못하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단순하고 명확한 스토리, 그리고 전혀 어렵지 않은 전개인데도 그다지 쉽게 와 닿진 않는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2010년 12월 14일 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