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리울 상식
보리울... 한 마을에 사는 그들이 붙었다! 신부 VS 스님! 보리울의 여름은 흔히 연상하기 쉬운 종교간의 반목과 갈등이 아닌 축구로 대결하고 축구로 하나되는 특별한 소재와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보리울 아이들의 축구 감독인 우남사의 우남스님은 축구에 대한 지식은 해박하지만 마음은 비, 몸은 현철인 이론가형 감독. 왕년에 축구선수 출신인 보리울 성당의 김신부는 성당 고아원 아이들의 축구 감독. 이렇게 만난 두 팀이 한편의 멋진 축구 진검 승부를 겨룬다. 지루한 여름날,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보리울과 성당 아이들에게 찾아온, 선물같은 여름날의 추억은 이렇게 꾸밈없는 스님과 신부님의 유쾌한 경쟁심과 우정으로부터 출발한다. 2003년 4월, 보리울 사람들이 따뜻~하게 사고친다!
엄청난 폭력성과 저질 유머로 무장한 조폭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는 현 영화계에서 [보리울의 여름]의 제작은 일종의 사고! 요즘 영화계에서 푸근한 시골을 배경으로 하여, 수많은 아이들의 등장하고 섹스와 폭력이 없는 무공해 영화가 제작된다는 것 자체가 모험 중의 모험이었다. 아담한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스님과 신부님과의 신경전, 그리고 아이들의 축구 이야기는 조폭 코미디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줄 것이다. [보리울의 여름]은 2003년 유쾌한 드리블 같은 우정과 시원한 골같은 화합과 즐거운 감동을 선보일 새로운 느낌의 영화이다. 보리울 마을은 어디에… 귀신도 곡할 로케이션 헌팅 전설 국내에서 가장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성당과 절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 헤매던 제작진은 별 기대 없이 또한번의4박 5일 일정의 첫번째 행선지로 전북 김제시 금산면 화율리를 선택한다. 화율리 초입에 조그맣게 자리한 동네 초등학교 정문으로 들어서던 제작진을 반긴 것은 텅빈 운동장에 덩그라니 놓인 축구공! 축구공에서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은 제작진은 이 화율리 작은 마을에서 [보리울의 여름]에 등장하는 모든 장소를 차례대로 찾을 수 있었다. 마치 [보리울의 여름]을 위해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리한 마을. 호탕한 우남스님이 반갑게 맞을 것 같은 귀신사(금산사의 본사),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태수 일당이 북적대는 듯한 수류성당,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는 화율초등학교, 마을 할아버지들이 모여 있는 작은 정자. 이것이 바로 우남사, 보리울 성당, 보리울 초등학교가 모여 있는 작은 보리울 마을. 한 마을에서 영화의 모든 로케이션 장소를 찾은 정말 기적같은 우연으로 전북 김제시 금산면 화율리에서 완벽한 보리울 마을이 탄생되었다. 보리울의 빅 트라이앵글 박영규, 차인표, 장미희 주연배우들의 연기 대변신!
보리울의 여름을 만나는 또 하나의 재미는 바로 주연배우들의 연기변신이다. 얼마전 방영된 MBC 미니시리즈 [러브레터]의 안드레아 신부 캐릭터처럼 수녀, 신부, 스님은 슬픈 운명을 지닌 주인공이거나 꺾이지 않는 위엄과 보수성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캐릭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보리울의 여름]에서는 절대 선입견은 NO! 기존 중견 배우들이 선뜻 응하기 힘들었던 종교인 캐릭터 연기를 흔쾌히 수락한 박영규, 차인표, 장미희 모두 지금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종교인의 모습, 사람의 향기를 느끼게 해줄 예정이다. 걸죽한 막거리를 즐기고 아는 것이 힘이라는 명제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나서기를 즐기는 넉살좋은 자칭 땡초스님 박영규, 신부로서의 권위와 품위를 유지해 보려 하지만 원장수녀, 아이들과 티격태격하며 발끈하는 성격을 드러내고야 마는 초짜신부 차인표, 겉으로는 우아하고 고지식한 모범적인 수녀이지만 밤마다 TV 멜로드라마를 보며 손수건에 눈물을 찍어내며 연인들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원장수녀 장미희. 이들이 연기하는 솔직하고, 유쾌하고, 엉뚱한 스님, 신부, 수녀의 캐릭터가 기대된다.
2. 보리울의 숨겨진 이야기
명가수 박영규 즉석 리사이틀 열어
성당 마을잔치씬을 구경 온 동네사람들은 봉 잡았다? 새벽까지 진행된 촬영임에도 불구,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촬영을 지켜본 마을 사람들을 위해 박영규는 자청해서 구수하게 노래를 불러주며 분위기를 띄웠다. 제목은 홍도야 울지마라. 평소 아줌마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박영규의 구성진 노래소리에 즉석 리사이틀의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게다가 영화에 등장하는 삼겹살과 쌈장, 야채까지 공수해 와 마을 사람들에게 권유하는 등 화율리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차인표, 아이들의 수호천사로 나서다
아동학대 예방 홍보대사라는 직함답게 촬영기간 동안 아이들을 보살피는데 앞장섰던 차인표. 그의 따스한 면모가 수중전 촬영 때 특히 빛을 발했다. 하루 종일 살수차의 차가운 비를 맞으며 흙탕물 운동장을 달리고, 구르고 공을 찼던 아이들. 차인표는 피로와 추위로 지친 아이들을 보고 촬영 중단을 제의하고 담요 등을 챙겨 달려가 아이들을 감싸 준 것. 이 장면을 지켜본 한 여자 스탭은 입을 크게 벌린 채 차인표 선배님, 너무 멋지다를 연발했다고 한다.
장미희, 동물배우들의 보모 되다?
[보리울의 여름]에 출연했던 동물들은 정말 운이 좋았다. 동물을 사랑하기로 소문난 장미희가 영화에 출연한 동물들을 일일이 챙긴 것. 영화 내내 동칠의 심복으로 등장하는 흰둥이의 밥을 챙겨주고, 촬영이 없는 틈을 타서 산책을 함께 하는 등 남다른 동물 사랑을 과시했다. 또한 성당에서 키우는 햄스터까지 꼼꼼히 챙기고 영화 속 원장수녀를 놀래키는 악역(?) 돼지가 NG를 내자 착하지,를 연발하며 돼지를 달래는데 앞장섰다고. 덕분에 영화 속에서 여러 동물 배우들이 자신의 임무를 100% 이상 완수했다.
신애, 뽀미언니 후보 1순위 등극
영화 속 등장하는 젊은 배우? 하면 신애와 성당, 마을 아이들이다. 촬영 초반 또래 배우가 없어 외로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신애. 이런 우려와는 달리 아이들과 너무 잘 어울려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보다 더 짓궂게 장난치고, 틈만 나면 함께 게임을 하고 떡볶이, 과자 등의 간식 수시로 한턱 쓰기로 환심 사기 대 성공. 심지어 영화 속에서 송이로 등장하는 꼬마가 엄마(아역연기 지도자)보다 신애를 더 찾는 등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아이들을 다루는 솜씨를 보면 곧 뽀뽀뽀에서 섭외가 들어올지도 모를 일이다.
미션 임파서블! 경운기 드라이빙 대작전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읍내팀과의 결전의 장소로 경운기를 타고 보리울사람들이 진군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날 우남스님과 동네 할아버지들이 바짝 긴장을 했다. 겉모습만 보면 경운기 운전쯤이야 아무 것도 아닐 것 같은 박영규와 토박이 할아버지 삼인방(윤문식, 김진태, 최주봉). 알고보니 경운기를 몰아본 적이 없었다. 동네 주민의 지도를 받고 의기양양 4대의 경운기를 나눠 드라이빙 시작! 하지만 얼마 못 가 전봇대에 부딪힐 뻔하고 운전석에서 사람이 떨어지는 등 대형(?)사고 직전까지 갈 뻔해 제작진의 가슴을 쓸어 내리게 했다. 게다가 후에 알고 보니 한대의 브레이크는 고장이 난 상태였다고. 영화 속에서는 모든 출연진이 열렬히 환호하고 웃으며 경운기를 타고 읍내에 가지만, 사실 식은땀을 흘리고 온몸에 힘주며 노력한 명연기의 결과이다.
금산면 사람들, 단체로 영화 데뷔하다
마을 꼬마 아이들부터 할머니까지 다양한 금산면 사람들이 [보리울의 여름]을 통해 영화계에 전격 데뷔, 가문에 영광을 안겼다. 화율리 아이들은 성당, 마을 아이들로 영화 내내 등장해 풋풋한 연기실력을 뽐냈고, 읍내팀으로 출연한 중앙초등학교 축구팀 아이들은 국가대표 김병지 선수처럼 황금갈기 머리카락을 날리며 라스트 축구씬에 진지하게 임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동네 어른들도 쑥스러움을 감추고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하여 마을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연출의 변
보리울에 출연하는 아이들은 정확히 50명이다. 서울에서 오디션을 통해 뽑은 8명을 제외하곤 40여명 모두를 촬영지인 전북 김제에서 캐스팅했다. 연기경험이 전혀 없는 아이들과의 작업은 모험을 예상했지만 훨씬 더 힘들었다. 촬영이 종반으로 다다를 즈음,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조감독이 한마디 한다. "감독님, 저는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는 만들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내가 대답한다. "동감이다. 나도 앞으로 죽어도 다시는 애들 영화를 만들지 않을 거다." 이미 아이들은 작품을 위해 출연한 배우들이 아닌, 영화를 망칠려는 마귀들로 변해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 마귀들로 인해 초죽음이 된 채로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촬영을 끝낸 안도감 중에 으뜸은 역시 그 마귀들과의 씨름을 안해도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후반작업을 하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50명 중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끝낸데서 오는 감사함이었다. 이젠 그 마귀들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보리울의 여름]은 천주교와 불교, 집있는 아이들과 고아들, 보수와 진보 등의 만남과 대립을 통해 화합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화지만, 가장 큰 주장은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자는 것이다. 작품의 성패를 떠나 나는 소망한다. 우리 마귀(?)들이 유년시절 어느 여름방학에 겪었던 기억이, 성장하고 살아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거라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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