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의 일본은 온통 [링] 열광의 도가니
80년대 최고의 밀리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이어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한 스즈키 코지의 소설을 시작으로 링, 링2, 라센, 링0로 끝맺는 영화와 만화가지 링은 그야말로 90년대 일본문화의 대표적 아이콘이었다. 소설 링 시리즈가 최소 500만부 이상 팔려나갔고 영화 또한 5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각각의 후속편들이 전편의 '죽음을 복사하는 비디오 테이프'라는 모티브를 충실히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이야기 전개 방식을 선보임으로써 '히트시리즈'라고 불리울 만큼 그 열기는 더해가고 있다. 새로운 소재와 영상으로 일거에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링 2]는 [학교괴담]으로 시작된 일본 공포영화의 정점에 위치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공포영화의 저력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는 뛰어난 작품
[링 2]에는 헐리우드 호러무비처럼 피가 낭자하거나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장면은 없다. 호흡이 거칠지도 않다. 다만 아주 천천히 사건의 이면에 놓여진 진실을 찾아가다 보면 어느 틈엔가 서늘한 공포가 우리 가까이 자리잡는다. 특별히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관객들의 무의식 속으로 잔잔히 파고 들어가 갑자기 느끼게 되는 섬뜩함을 표현함으로서 우리 일상에 잠재해있는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즉 공포란 광적인 살인이나 이유없는 폭력보다 인간의 마음과 정신에 달려있다는 동양적 정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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