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위험한 상견례>, 5월 <써니>, 6월은 <굿바이 보이> 80년대 복고바람 속에서 가슴 저릿한 진짜 바람을 만난다!
지난해 말, 아이돌 가수가 TV 가요 및 예능프로그램을 휩쓸고 있던 대중음악 판도에 ‘세시봉 열풍’은 일대 파란을 몰고 왔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에 출연한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등 1970년대 한국 포크의 발상지였던 무교동 ‘세시봉’ 출신의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들려준 노래와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 유례없는 앙코르 방송과 함께 ‘세시봉’ 친구들의 공연이 조기에 매진되는 등 해가 지난 지금도 그 열풍은 식지 않고 계속 되고 있다. 이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은 지금껏 TV매체를 통해 볼 수 없었던 추억의 복기와 음악을 통해 전달되는 절절한 향수, 그리고 시대에 대한 그리움이 반영된 것이다. 그리고 2011년, 가요계와 방송계뿐 아니라 영화계에도 복고열풍이 거세게 극장을 강타하고 있다.
3월 31일 개봉해 4월 한달 동안 외화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위험한 상견례>(2011)는 전라도 남자와 경상도 여자가 지역감정을 극복하고 결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그 안에서 특히 인물들의 코믹적인 요소를 부각시키는 것은 1989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주는 풋풋함과 촌스러움이었다. 그리고 5월 4일, <과속스캔들>(2008)로 ‘국민영화’를 탄생시킨 강형철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써니>(2011)가 개봉해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함께 학창시절을 보내며 가장 찬란했던 시간을 나눈 일곱 소녀들의 이야기 <써니> 또한 80년대를 관통했던 음악과 시대적 배경들로 공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드디어 6월 2일 개봉하는 <굿바이 보이>는 80년대를 살아내고 어른이 된 한 소년의 이야기다. 과장된 웃음을 택하기 보다 마치 80년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과 같은 사실적인 묘사는 관객들로 하여금 가슴 저릿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추억을 부르는 명곡인 이문세의 ‘소녀’의 아름다운 선율은 보는 이의 마음과 더불어 듣는 귀까지 사로잡는다. 또한 가족과 친구, 그리고 시대적 상황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어가는 주인공 진우의 리얼한 모습은 지옥 같은 시절을 견딘 가족과 세상 모든 소년들에게 바치는 특별한 헌사가 될 것이다.
<혜화,동>의 민용근, <파수꾼>의 윤성현, <무산일기>의 박정범 또 한 명의 걸출한 신인감독의 이름, 노홍진을 기억하라!
2011년 상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신인감독들의 데뷔작들이 영화계를 달구고 있다. 2월 17일 개봉한 <혜화,동>(2011), 3월 3일 개봉한 <파수꾼>(2011), 그리고 4월 14일 개봉한 <무산일기>(2011)까지, 약 한 달 간격을 두고 관객들을 만난 세 편의 영화는 이미 개봉되기도 전부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영화로 관심을 집중 받았다. 그리고 <혜화,동>과 <파수꾼>은 독립영화 성공의 기준이 되는 1만 관객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으며, <무산일기>도 꾸준히 입소문을 통해 관객들을 극장가로 불러들이며 1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앞의 세 작품의 공통점은 우선 개봉 전부터 각종 영화제의 수상 및 상영을 통해 관객들에게 먼저 소개, 각인 되었다는 점과 인물의 관계와 심리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감독의 사려 깊은 시선, 그리고 걸출한 배우를 발견한 영화라는 점이다. 실제로 세 편의 영화는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나란히 첫 공개되었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에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의 러브콜은 끊이지 않았다. 작품뿐 아니라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혜화,동>의 유다인은 서울독립영화제2010에서 배우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파수꾼>의 이제훈은 올해 최고의 신인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감독과 배우를 겸한 <무산일기>의 박정범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이렇듯 각자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끼를 완전하게 분출시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감독들의 연출력이었다. 세 편의 영화 속 주인공들의 가슴 깊숙한 곳에 내재된 심리를 끄집어내는 감독의 섬세한 시선이 없었다면 이처럼 관객들이 공감하는 작품을 탄생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2011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들의 개봉 릴레이에 이어 세 편의 영화가 가진 요소를 모두 갖춘 <굿바이 보이>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같은 인생>이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여 관객들에게 뜨거운 화제를 불러 일으킨 영화 <굿바이 보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의 연출부로 시작해 김기덕 감독의 뚝심과, 송일곤 감독의 조감독으로 활동하며 감성을 익힌 노홍진 감독의 데뷔작이다. 영화 속 진우는 감독의 자의식이 반영된 캐릭터이기에 더욱 사실적이고, 배우 연준석은 감정을 꿰뚫고 있는 감독의 연기지도에 캐릭터에 몰입하여 성장하는 사춘기 소년으로 완벽하게 분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또 한 명의 걸출한 신인감독, 노홍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견이 없는 포스트 유승호, 국민남동생 연준석 브라운관에서 시작된 눈부신 연기, 스크린에서 그 잠재력 폭발한다!
시청자들에게 배우 연준석의 이름을 각인시킨 역할은 드라마 <찬란한 유산>(2009)에서 한효주의 자폐아 동생 고은우 역이었다. 방송 당시 50%에 가까운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드라마가 된 극중에서 장애와 천재적 재능을 함께 가지고 있는 서번트 증후군 환자로 분해 당시 15살의 어린 나이를 뛰어넘는 집중력과 연기로 사랑을 받았다. 이 후 드라마 <이웃집 웬수>(2010)에서도 유호정의 남동생 종민 역으로 열연을 펼쳐 ‘국민남동생’의 반열에 올랐다. 이렇듯 브라운관을 통해 얼굴을 알린 연준석은 사실 스크린이 더 익숙한 배우다. 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로 데뷔한 그는 꾸준히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드디어 첫 주연작 <굿바이 보이>를 통해 자신의 끼와 재능을 유감없이 분출해냈다. 1995년에 태어난 그는 실제로 1980년대를 살아보지 못했지만, 자연스럽게 진우 역에 감정을 이입해 놀라운 집중력과 캐릭터에 대한 이해로 특히 현장에서 가장 적게 NG를 냈다는 후문이다. 많은 선배 연기자들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낸 연준석은 포스트 유승호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우리시대 또 다른 아버지상을 그려준 안내상 김소희, 류현경, 김학선, 김동영 등 씬스틸러들의 연기내공에 감탄하라!
<굿바이 보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대한민국 대표 씬스틸러들이 모두 모인 캐스팅이다. 어떤 캐릭터든지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배우 안내상은 백수 가장 경식 역을 맡아 그가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구제불능한 인간의 삶을 노련하게 연기했다. 경식의 아내이자,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며 억척같이 살아가는 엄마 문정 역은 베테랑 연극 배우 김소희가 분했다. 연희단거리패의 대표이기도 한 그녀는 밑바닥까지 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여자를 신들린 듯한 연기로 표현했다. 이렇듯 무능력한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가족에 대한 증오와 세상에 대한 분노만으로 살아가는 딸 진숙 역은 2010년 <방자전><시라노; 연애조작단><쩨쩨한 로맨스>의 흥행으로 충무로에서 가장 촉망 받는 여배우로 떠오른 류현경이 연기했다. 그녀는 실제 나이보다 10여 년이나 어린 여고생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절대동안의 미모를 자랑했다. 이 밖에도 신문보급소 사장으로 나온 김학선, 진우의 친구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창근 역의 김동영 등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이 탄탄한 연기력을 뽐내는 조연들의 빛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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