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일 첫 개봉 (수입/배급: UIP 코리아) 2021년 5월 20일 재개봉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1995년 작가 헬렌 필딩이 영국의 한 신문에 정기적으로 투고했던 칼럼을 소설로 옮긴 것이다. 삶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사랑을 갈망하는 30대 독신 여성들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려낸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전세계적으로 5백만부 넘게 팔려나간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소설의 주인공 브리짓 존스는 독신 여성들의 한 상징처럼 자리잡았다. 소설을 읽는 모든 여자들은 브리짓 존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소설속의 브리짓 존스처럼 여자들은 혼자서도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지만 진실한 사랑을 찾아 고군분투한다. 바람피우는 남자친구, 실패하는 다이어트, 부모님의 잔소리, 브리짓 존스가 겪는 모든 곤란과 딜레마는 한 개인이 아닌 모든 여자들의 것이다. 이런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대해 영국의 영화제작사 워킹 타이틀의 제작자 팀 베번과 에릭 펠너는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기 이전부터 확신을 갖고 영화화 작업에 임했다.
소설을 영화화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작자 에릭 펠너는 배역에 있어 영화의 이미지를 소설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소설에서 브리짓 존스가 사용하는 독특한 말투와 어법이 그 결과 살아났다. 또한 영화에서 그대로 표현하기 힘든 브리짓 존스의 일기 내용과 그녀의 내면 세계를 살리기 위해서 소설을 기본으로 하되 브리짓 존스의 고민들을 더욱 코믹하게 풀어나가도록 방향을 잡았다. 각본도 썼던 원작자 헬렌 필딩은 이것이 아주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성공 여부는 주연 배우가 브리짓 존스라는 인물을 어떻게 살려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점에서 르네 젤위거의 캐스팅은 완벽한 성공이었다. 영국 배우가 아닌 미국 배우가 연기하는 영국 여자라는 점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르네 젤위거의 캐스팅. 르네 젤위거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와 [슬라이딩 도어즈]에서 미국 배우들에게 영국식 발음을 가르쳤던 바바라 버클리에게 교습을 받았다. 또한 르네 젤위거는 완벽한 브리짓 존스가 되기 위해 소설 속 브리짓 존스의 직업인 출판사의 홍보부에서 몇주간 잔일을 도맡았으며 필사적으로 다이어트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해 스스로 체중을 불려나갔다. 그 결과 우리는 그녀의 전작 [너스 베티]에서보다 훨씬 통통한 모습의 르네 젤위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브리짓 존스의 바람둥이 상사 다니엘 클리버 역은 [노팅힐],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의 휴 그랜트가 맡았다. 전형적인 영국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 역을 맡아온 그에게 이번 역할은 약간 이례적인 것이었는데 그는 스스로 "좋은 남자 역할만 해와서 사람들이 연기폭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게 걱정되었다"고 밝힌다. 한편 콜린 퍼스가 맡은 마크 다아시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 등장했던 마크 다아시의 이름을 따 온 것인데 그는 건방지고 차가운 인상의 남자에서 사려깊고 감성적인 남자로 변신하는 인물을 그려보인다. 이외에도 브리짓 존스의 페미니스트 친구 샤론과 형편없는 애인 때문에 고민하는 주드 등 매력적인 주변 인물들을 샐리 필립스, 셜리 헨더슨, 제임스 콜리스, 엠베스 다비츠 등 재능있는 젊은 배우들이 소화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