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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2007, 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
제작사 : Jerry Bruckheimer Films, Walt Disney Pictures / 배급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수입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poc3.co.kr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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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식상하고 지루해지고 늘어지는 스토리 ★★★  penny2002 17.05.23
날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잭 스패로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잘 만들어지 작품. ★★★★☆  sadik 11.08.04
죽음에서 돌아온 잭 스패로우.엘리자벳과 윌은 이번으로 마지막. ★★★★  joe1017 11.05.12



제작 뒷 얘기

조니 뎁,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제프리 러쉬가 월트 디즈니 픽쳐스/제리 브룩하이머 필름의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에서 다시 만났다. 잭 스패로우 선장과 바르보사 선장, 윌 터너와 엘리자벳 스완의 환상적인 모험을 그린 이 시리즈의 완결편인 <세상의 끝에서>엔 홍콩 스타 주윤발이 싱가폴 해적 영주의 캐릭터로 합류했다.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3편에서 잭 스패로우를 비롯한 주인공들은 전편과는 또 다른 새롭고 환상적인 모험을 겪게된다. 1편 <블랙펄의 저주>는 전세계를 통틀어 6억 5천만 달러의 흥행실적을, 2편 <망자의 함>은 10억 달러가 넘는 흥행 실적을 올려 전세계 흥행챠트를 석권한 바 있다. <망자의 함>은 전세계 영화 흥행 사상 3번째의 흥행기록을 세웠으며 미국내에선 4억 2천여만 달러의 흥행실적으로 사상 6번째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캐리비안 시리즈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은 테드 엘리엇과 테리 로시오. <알라딘>과 <슈렉>의 시나리오도 이들의 작품이다. 캐리비안 시리즈의 내용은 엘리엇과 로시오 외에도 스튜어트 비티와 제이 월퍼트가 월트 디즈니의 테마 파크 '캐리비안의 해적'의 컨셉을 바탕으로 창작한 것이다.

이 영화의 책임 프로듀서는 마이크 스텐슨, 채드 오먼, 브루스 헨드릭스, 에릭 맥리어더이다.

전작의 성공은 버빈스키 감독과 제작자 브룩하이머에게 기쁨인 동시에 큰 부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3편에서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관객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테마파크를 소재로 한 해적 영화는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는게 종래의 관념이었다. 게다가 속편은 전편보다 흥행이 보통 20~30% 부진한게 일반적이었다. 그렇지만 2편 <망자의 함>은 1편의 2배에 가까운 흥행실적을 올렸다'고 제리 브룩하이머는 설명한다.

그는 1,2편의 흥행 성공을 제작진과 배우들의 재능과 엄청난 노력의 결과 덕으로 돌린다. '영화의 첫 시작은 시나리오다. 테드 엘리엇과 테리 로시오는 기발한 캐릭터들과 환상적인 극적 배경을 창조했다. 거기에 재능 많은 고어 버빈스키 감독과 조니 뎁, 키이라 나이틀리, 올랜도 블룸, 제프리 러시 같은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생명력을 불어넣어 재밌고 로맨틱하고 재치 넘치는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물론 제작 스탭들의 노고도 빼놓을수 없다. 프러덕션 디자이너 릭 하인리히, 촬영 감독 데릭 월스키, 작곡가 한스 짐머등 최고의 실력파들이 뒷받침해주지 않았으면 그 모든게 빛을 잃었을 것이다'

3편 제작을 앞두고 제작자와 감독은 작가들에게 전편을 뛰어넘는 창조적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줄 것을 주문했다. '우린 1편과 맥을 같이 하면서도 나름대로의 독특한 색을 지닌 2,3편을 만들기로 했다. 1편을 본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나아가 그 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창조하겠다는 투지에 불탔지만,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라고 엘리엇은 회상한다

테리 로시오는 이렇게 덧붙인다 '3편을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는 선한 사람이란 무엇인가이다. 이 문제는 극중 모든 캐릭터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모든 해적 영화는 도덕적 모호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 영화도 마찬가지다. 착한 사람도 나쁜짓을 할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극중의 모든 캐릭터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원치않는 일도 할 수 밖에 없는 도전에 맞부딪치고 나름대로의 능력으로 그 상황을 이겨내려고 노력한다. 힘든 선택을 통해... 그런 면에서 모든 캐릭터들은 극중 어느 순간, 고뇌의 순간을 맞게 된다'

'극중 인물들은 아무도 서로를 믿지않는다'고 제리 브룩하이머는 덧붙인다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늘 뭔가 꿍꿍이를 감추고 있다'는 것.
'<세상의 끝에서>는 상대방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위한 등장인물들의 끊임없는 투쟁의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편에선 극의 무대가 훨씬 넓어져 동양의 항구 싱가폴과 세상 끝 저승세계까지 등장한다. 중국인 해적 사오펭도 새로이 등장하고 바르보사 선장도 1편에 이어 다시 나온다. 바르보사는 동인도 회사와 맞서기 위해 전편에서 숙적이었던 잭 스패로우와 어쩔수 없이 손을 잡게 된다. 3편의 중요한 사건중 하나는 쉽렉 만에서 열리는 해적 연맹회담. 동인도 회사의 해적 말살 정책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세계의 해적 영주들이 모두 이 회담에 참가한다
이중 한명인 '해적 규약' 담당 티그 선장 (잭의 아버지)역을 맡은 사람은 다름 아닌 롤링 스톤스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차드. 3편에는 멍청한 두 명의 영국 해군 머토그와 멀로이도 등장한다.


디즈니의 유명한 테마파크 캐리비안의 해적을 기본으로 제작한 <블랙펄의 저주>는 주변의 우려를 깨고 엄청난 흥행 성공을 거뒀다.
2003년 7월 9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미국내에서만 3억 여달러, 세계적으로는 6억여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으며 조니 뎁의 남우상 후보를 비롯, 아카데미 후보 5개부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속편인 <망자의 함>도 2006년 7월 7일에 개봉하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헐리웃 영화 신문 '데일리 버라이어티'지는 '부루커니어 (제작자 브룩하이머의 이름과 해적이란 뜻의 부커니어란 단어를 합성한듯), 대박나다'란 헤드라인으로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망자의 함>은 48시간 동안 1억달러의 흥행기록을 돌파한 첫 영화라는것. 개봉 첫날인 금요일에만 5천5백5십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이 영화를 보기 위해 팬들은 해적 복장을 하고 매표소에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어떤 팬들은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완벽한 해적 복장을 하고 나타나 마치 촬영장에서 방금 온 사람 같았을 정도. 2006년 9월 <망자의 함>은 역사상 세번째로 10억달러 흥행작의 반열에 올랐고 세계 영화사상 3위의 흥행 기록을 돌파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후보 4개 부문에 올랐으며 그중 존 놀, 찰스 깁슨, 할 히켈, 알렌 홀이 시각효과 상을 수상했다.

제작자들은 3편에 거는 팬들의 기대를 알고 있었다. 뭔가 놀랄만한 것이 필요했다. 제작진이 잡은 3편의 기본 구도는 '자유와 순응 사이의 갈등'.
책임 프로듀서 마이크 스텐슨은 이렇게 설명한다. '이 영화의 기본적 명제는 왜 인간은 해적을 좋아하는가이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사람들은 자유를 갈구한다. 규범에도 권력에도 얽매이지않는 자유를... 나이를 먹어갈수록 자유를 잃고 체제에 순응할수밖에 없는게 현대인의 삶이다. 그러나 금요일밤 그 모든걸 잊고 넥타이를 벗어던진 채 극장에 앉아 자신이 해적이 되어 자유로움을 만끽해보는 것... 그것이 관객들에겐 하나의 신나는 해방구일 수 밖에 없다'
'1편은 개봉된 그해 여름의 프리뷰 탑10 목록에도 오르지 못했었다'고 책임 프로듀서 채드 오먼은 회상한다. '반면 2편은 우리의 기대치의 2배의 실적을 올렸다. 한편으론 기뻤지만 한편으론 3편에 대한 부담감이 배가됐다'

3편엔 1,2편의 출연진외에 한명의 주요 스타가 더 등장한다. 그는 바로 홍콩의 세계적 스타 주윤발. 그는 3편에서 싱가폴의 해적 영주 사오펭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의 배역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해적의 세계에서 배신은 일상적인 것이다. 사오펭에겐 해적은 하나의 직업이고 사업이다. 그는 착한 사람도 아니고 악당도 아니다. 해적의 세계에서 선악이란 없으니까...'

속편에서 캐릭터가 업그레이드된 배우들도 있다. 멍청이 해적 듀오 핀텔과 라게티 역의 리 아렌버그와 매킨지 크룩이 그들. 3편 <세상의 끝에서>는 그들에게 캐릭터를 확장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를 주었다.
크룩은 이렇게 말한다. '1편에서 우린 그냥 악당에 불과했다. 총독 관저의 하인을 주저없이 사살하는 잔인하고 무자비한 악당... 그러나 2편에선 캐릭터가 약간 밝아졌고 둘이 명콤비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제작진과 감독은 우리가 악당의 기본 마인드를 잃지않길 원했던 것 같다. 어쨌든 우린 해적이니까 마냥 빈둥댈수 만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내 경우, 3편에선 사람을 꽤 죽였다. 한 서너명은 골로 보낸 것 같다'

'1편에서 우린 코믹한 악당이었고 2편에선 코믹한 착한 해적이었다. 그뒤부터 우리의 캐릭터가 그렇게 굳어졌다. 어느 편에 속하든지 우린 늘 코믹한 착한 해적인것이다. 어쨌든 멍청하긴 마찬가지지만... 난 "핀텔과 라게티가 1인분의 뇌를 나눠쓰고 있다"고 농담 삼아 말하곤 했다'

모든 전설엔 시작이 있다

<세상의 끝에서>는 2005년 4월 6일, 프러덕션 디자이너 릭 하인리히가 서인도 제도의 세인트 빈센트섬에 만든 토투가 세트장에서 첫 촬영이 시작됐다. 이 섬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세편 모두에 등장한 셈.
이 첫 촬영씬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세상의 끝에서>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이 촬영은 2편인 <망자의 함> 촬영과 동시에 이루어졌다.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는 당시의 일을 이렇게 회상한다. '영화를 찍는다는건 그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다. 두편의 영화를 찍는다는 건 아주 굉장한 도전이다. 무엇보다도 준비 기간이 충분치 않다는게 가장 큰 어려움이다'

'하지만 제작자의 입장에선 그 방법만이 2,3편을 찍을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일단 감독부터가 <블랙펄의 저주>와 다른 전작들로 영화계의 스타가 된 고어 버빈스키였다. 출연진의 면면 또한 조니 뎁,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었으니 2편을 찍은뒤 이들 모두를 다시 모아 3편을 또 찍으려면 스케쥴을 맞추기 위해 3,4년을 기다려야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한자리에 모으기 힘든 감독과 배우, 시나리오 작가들, 그리고 스탭들이 이왕 모여 영화를 찍는 김에 3편까지 찍는 것 만이 유일한 대책이었다'

감독은 세인트 빈센트 섬과 서인도 제도에서 <망자의 함>을 촬영하며 이 아름다운 입지 조건을 3편에서도 활용했다.
스크린에서 이 두 섬은 2편 <망자의 함>에서보다 훨씬 덜 등장한다. 그러나 '촬영장소는 3편이 2편보다 훨씬 많았다'고 책임 프로듀서 에릭 맥리어드는 설명한다. 그랜드 바하마 섬, 남부 및 중부 캘리포니아, 하와이, 그린랜드, 나이아가라 폭포 등등... 버빈스키 감독은 관객들이 가보지 못한 장소들을 최대한 화면에 담고싶어 했다는 게 맥리어드의 말이다.

싱가폴 슬링 (*칵테일 이름)

그랜드 바하마섬에 거대한 스튜디오 탱크를 지을 동안 제작진과 출연진은 여름 휴식 기간을 가졌다. 그리고 2005년 8월 31일, 디즈니의 2번 스테이지 세트장에서 촬영은 재개됐다. 극중 장소는 릭 하인리히 팀이 만든 엠프레스 호의 선장실. 싱가폴 해적 영주 사오펭 역의 홍콩 스타 주윤발이 이때 첫 등장한다. 그 이틀후 <세상의 끝에서>의 주요 스튜디오 촬영분의 촬영이 본격 시작됐다. 이 부분에서 릭 하인리히 팀은 18세기 초 싱가폴의 풍광을 멋지게 표현했다는 평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12번 스테이지에 지어진 이 세트는 40개의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로 80피트, 세로 130피트 규모의 탱크 위에 지어졌다.
캄퐁이라 불리는 동남아식 수상 가옥들이 늘어선 항구의 모습이 연출된 이 세트장은 중국풍을 기본 컨셉으로 하고있으며 시장, 야바위 꾼들이 판치는 인근 거리, 해적들이 단골로 드나드는 거대한 공중 목욕탕 등으로 이뤄져있다. 하인리히는 목욕탕 아랫부분에 위치한 구조물도 만들었는데 이곳은 노동자들이 거대한 화덕에 불을 때는 곳.

이 세트장에서의 촬영은 <세상의 끝에서>의 앞부분이자 매우 중요한 장면이기도 하다. 윌과 엘리자벳, 바르보사 선장은 데비 존스의 저승으로 갈수있는 해도를 사오펭으로부터 입수하기 위해 이곳에 찾아간다. 전편 마지막 부분에서 크라켄에게 잡아먹혀 저승에 끌려간 잭 스패로우를 데려오기 위해서다.

이 부분 후반엔 해적들과 동인도 회사 병사들간의 대규모 총격전이 등장한다.

'싱가폴은 19세기 이전까지의 기록이 별로 없는 나라다. 그래서 세트장 건설을 위해 중국의 도시들에 대한 참고 자료들을 많이 연구했다. 그리고 당시 싱가폴의 풍광을 상상,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표현주의적 스타일에 근거한 컨셉으로 세트를 제작했다'고 릭 하인리히는 설명한다.

'극중 해적들의 단골 목욕탕은 현대 스파의 개념을 통렬히 뒤엎은 예라고 할수있다. 나무로 만든 목욕통엔 버섯과 곰팡이들이 자라고있다. 해적들은 이곳에서 빈둥대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배에서 지내며 더러워진 몰골을 깨끗이 씻어내려는 생각은 별로 없어보인다. 되려 배의 더러움을 목욕탕에 옮겨오는 꼴이다. 이 장면에서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해적들이 얼마나 더럽고 비위생적인 짐승같은 존재들인가 하는 거였다. 물에도 잔뜩 색을 넣어서 불투명하고 지저분하게 만들었다. 목욕탕엔 사오펭 전용탕이 있는데 그 벽엔 황제를 상징하는 용무늬가 새겨져있다. 재밌는 건 목욕탕의 마루 바닥 전체를 일일이 울퉁불퉁하게 손으로 자른 판대기를 끼워맞춰 만들었다는 점이다. 시대에 맞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싱가폴 세트는 동남아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물이 뚝뚝 떨어질 듯한 세트장의 습도는 항구를 조성키위해 만든 거대한 탱크속 수천톤의 물과 강력한 조명 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의 합작품.

<세상의 끝에서>는 스턴트 팀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스턴트 감독 조지 마샬 루게와 조감독 댄 배링거는 기존의 스턴트맨들 외에 다양한 무술에 정통한 아시아계 스턴트맨 및 대역 배우들을 섭외했다.

싱가폴 전투 씬에서 윌과 바르보사, 엘리자벳, 깁스, 티아 달마, 핀텔, 라게티, 코튼, 마티 등과 사오펭을 비롯한 200명 가량의 중국 해적들은 동인도 회사의 병사들과 싸우게되는데, 여기에 싱가폴 주민들까지 싸움판에 가세, 거리는 일대 아수라장이 된다.

이 씬의 첫부분인 목욕탕 전투씬에 대해 루게 감독은 이렇게 회상한다.
'목욕탕 전투씬은 정말 문제가 많았다. 장애물이 가득찬 비좁은 공간에서 많은 인원이 싸워야되기 때문에 아주 복잡한 동선 계획과 동작 연구가 필요했다. 세트장은 수증기때문에 엄청 미끄러웠고,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망가질 소품들로 가득했다. 액션은 각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려야했고 신선하며 정교해야했다. 실수는 용납되지 않았다. 사방에서 총성이 터지고 칼들이 춤을 추는 상황이었으니까...'

주윤발은 그랜드 바하마 섬에서 이미 수차례 촬영한 경험이 있는 터였다.
싱가폴 세트 촬영의 구심점이랄수있는 그는 아시아와 미국 영화계에서 이미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한 배우. 극중 사오펭의 오른팔 타이황 역을 맡은 배우 레기 리는 주윤발이 매우 겸손하고 배우로서의 철학이 확고한 훌륭한 배우라고 그를 칭찬한다.

싱가폴 전투 씬 촬영엔 헐리웃의 동물 조련 감독 분 나르와 수석 트레이너 마크 하든도 동원됐다. '원숭이 잭'과 함께... 이번에도 원숭이 잭 역할은 암컷 원숭이 치키타와 수컷 파블로가 번갈아가며 맡았다. 싱가폴 씬에서 두 원숭이는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전투중 불꽃을 터뜨리는 등, 전편에서보다 훨씬 다양한 활약상을 보여준다.
벙어리 코튼 (데이빗 베일리 분)이 등장하는 장면엔 어김없이 그의 대변인(?)인 앵무새가 등장한다. 연기를 맡은 앵무새는 칩과 살사. 두 마리 앵무새와 베일리는 세 편의 영화를 함께 찍으면서 친해졌을까?
이에 대해 베일리는 이렇게 답한다 '새들은 나한테 철저히 무관심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놈의 앵무새 없인 날 알아보지도 못한다!'

다시 바하마로

2005년 9월 하순, 싱가폴에서의 힘든 3주간의 촬영을 마치고 촬영팀은 그랜드 바하마 섬으로 날아가 <망자의 함> 수중 씬을 찍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휴가를 끝내고 2006년 1월 두번째 주에 다시 바하마로 간 이들은 화이트케이의 좁은 모래톱위에서 유명한 '협상' 장면을 찍었다. 조니 뎁, 제프리 러시,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톰 홀랜더 등이 이 장면에 출연했다.

그 뒤 그랜드 바하마의 탱크 세트로 돌아온 팀은 2편 <망자의 함> 마지막 씬 촬영 -2편 첫 촬영후 거의 1년이 흘렀다-과 3편 <세상의 끝에서>의 여러가지 바다 씬을 번갈아가며 촬영했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와 높은 파도 등으로 촬영진은 이곳에서 심한 고생을 했다는 후문.

플라잉 더치맨에 감금된 엘리자벳 스완과 중국 해적들이 밧줄을 타고 엠프레스 호로 건너가는 장면은 그야말로 스턴트맨들에게 큰 시련이었다고 조지 마샬 루게는 회상한다. '강풍 때문에 바닷물은 소용돌이를 치고, 더치맨호와 엠프레스호도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흔들렸다. 보조 선박들은 말할 나위없었고.. 스턴트맨들은 150피트 길이의 밧줄을 타고 양다리로 번갈아 중심을 잡으며 곡예를 해야했는데 문제는 심한 악천후였다. 파도도 보통 거센게 아니었다. 보트가 앞으로 나가질 못할 정도였으니까... 두 배 사이에 연결된 밧줄도 아래위로 10피트 정도나 흔들리며 요동을 쳤다. 그래서 결국 지붕이 있는 다른 배를 이용해서 촬영을 했다. 스턴트맨들이 중간중간 다리를 쉴수 있도록... 그날 밤의 진짜 스턴트는 화면 뒤에서 이뤄졌다'

조연진들은 촬영 스케쥴에 맞춰 바하마 섬에 드나들었다. '굉장한 호사를 누렸다'고 스완 총독 역의 조나단 프라이스는 회상한다. '촬영 시작 무렵부터 난 웨스트엔드의 연극과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동시 출연중이었다. 촬영장으로 가면 낯익은 얼굴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시리즈 세편을 모두 함께 찍은 터라 정이 많이 들었으니 그럴 밖에... 게다가 배우들이나 감독, 스탭 모두 오랜 촬영에도 불구 그 열정과 에너지가 여전히 충만했다.'

2006년 2월 7일, <망자의 함> 마지막 촬영 분은 묘하게도 이 영화의 첫 장면이었다. 잭 스패로우가 터키의 바다에 수장된 관속에서 튀어나오는 바로 그 장면이다. 이 장면 촬영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버빈스키 감독은 3편의 촬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세상의 끝에서>는 바다 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많은 만큼, 프러덕션 디자이너 릭 하인리히 팀은 더 많은 선박을 디자인해야 했다. 사오펭의 엠프레스 호와 하이 펭 호는 둘 다 중국 돛배. 그러나 엠프레스 호는 아주 정교히 치장된 해적 영주 사오펭의 해적선인 반면, 하이 펭 호는 훨씬 허술한 고물 선박이다. 엠프레스 호는 사오펭이란 캐릭터가 공작새와 닮았다는 점을 기본 컨셉으로 잡고 제작됐다고 하인리히는 설명한다. 선체가 긴 원호를 그리다가 선박 후미의 꼬리로 연결된다든가, 배 양편의 돛에 깃털처럼 덧붙여진 날개를 단것 등은 그런 컨셉의 일환. 사오펭의 선실은 디즈니 스튜디오에 별도로 제작됐는데 감각적인 섬유 원단과 수많은 촛불 등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강조했다.

커틀러 베켓 경의 인데버 호는 그랜드 바하마 섬에서의 촬영 용으로 반쪽만 제작됐다. 나머지 반쪽은 CGI로 덧붙였다.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날씨는 더욱 춥고 변덕스러워졌다. '터프한 해적'들도 감당하기 힘들만큼... '하루에 10시간~14시간씩 배위에서 지내야했다'고 마틴 클레바는 회상한다. '어디론가 잠시 떠나 머리를 식힐수도 없었다. 수백명이 배위에서 북적댔고 음식물과 음료는 배로 배달돼 왔다. 파도는 배를 쉴새없이 흔들어댔다. 그러다 촬영이 끝나면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고 8시간뒤면 또 어김없이 배로 돌아가야했다'

그랜드 바하마 섬에서의 촬영, 즉 카리브 해에서의 촬영이 모두 끝나기 이틀전의 촬영때, 배우와 스탭들은 감동적인 체험을 했다. 블랙펄 호가 해적기를 높이 달고 한스 짐머가 이 장면을 위해 특별히 작곡한 곡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질때 모든 촬영스탭과 배우들은 소름끼치는 전율을 느꼈다. 마치 그 자체가 영화의 한 장면같았다. 라이브로 보는...

블랙펄 호의 운송 과정 역시 영화의 한 장면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슈퍼 서번트 3호라는 거대한 요트 캐리어에 실려 남부 플로리다부터 파나마 운하를 지나 멕시코로 수송된 블랙 펄은 2006년 3월 1일 그랜드 바하마 섬에서의 촬영이 끝난뒤 스스로의 증기 화력으로 LA로 이동, 8월부터 재개된 <세상의 끝에서>의 마무리 촬영에 동원됐다.

한편 플라잉 더치맨 호는 2,3편에서의 촬영 임무를 완수하고 프리포트를 출발, 바하마에 있는 디즈니의 캐스트어웨이 케이에 정착, 현재는 디즈니 크루즈 여객선 승객들에게 재밌는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유타 소금 평원을 거쳐 다시 캘리포니아로...

촬영진의 여정은 아직 남아있었다. 2006년 8월 3일 촬영팀은 비행기를 타고 유타 주의 보네빌 소금 평원 (SALT FLAT)으로 날아갔다. 그곳의 날씨는 화씨 100도를 넘나들 정도로 더웠다. 그러나 데비 존스의 저승에 잡혀간 잭 스패로우가 점차 실성해가는 과정을 찍을 장소로는 안성마춤이었다. 어쨌든 '날씨의 저주'는 유타까지 촬영진을 따라왔다.

'촬영 개시 이틀전, 소금 평원에 비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곳은 비가 오면 거대한 물 웅덩이로 변한다. 우린 걱정이 태산이었다. 우리가 원한건 사막처럼 메마른 곳이었지 젖은 소금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만 다행으로 우리가 도착한지 얼마안돼 소금 평원은 건조해졌고 촬영은 무사히 진행됐다' 조감독 데이브 벵하우스의 후일담이다

'해적팀'은 가는 곳마다 날씨의 변덕때문에 고생을 했다. 그래서 책임 프로듀서 에릭 맥리어드는 이렇게 농담을 던진다. '변덕스런 날씨를 즐기고 싶다면 해적 영화를 찍어라. 그럼 분명 날씨가 요술을 부릴 것이다'

카리브해의 무덥고 건조한 기후를 벗어난 촬영팀은 소금 평원에선 사막지대와 같은 건조한 기후와 싸워야 했다. 3만 에이커에 이르는 거대한 넓이의 소금 평원은 로켓 분사기를 단 육상용 차량의 경주장으로도 유명하다.

그후 촬영팀은 릭 하인리히가 디즈니 사운드스테이지에 만든 플라잉 더치맨과 인데버호 선장실 세트 촬영을 진행했고 산 페드로 해변과 레돈도 해변에서 블랙펄 호 촬영을 마무리 지었다.

팬에 대한 매너가 좋기로 유명한 조니 뎁은 블랙펄 호에서 12~14 시간 동안 촬영에 시달리고도 밤이 되면 1시간 반 정도 시간을 내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팬들은 조니 뎁을 만나기 위해 새벽부터 레돈도 해변으로 몰려들었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났다. 운이 좋은 사람들은 그와 악수를 하고 포옹까지 할수도 있었다. 조니 뎁은 그 모든 사람들을 일일이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 동료 해적' 데이빗 베일리는 그런 조니 뎁을 이렇게 평한다. '그는 진정한 신사다. 난 1960년대에 국립 극단에서 로렌스 올리비에와 함께 연기 활동을 했었다. 당시 올리비에도 팬들에게 무척 겸손하고 친절했다. 그는 팬이야말로 배우들의 밥줄이라는 걸 겸허히 인식하고 있었다. 조니 뎁을 보면 그런 올리비에의 모습이 떠오른다'

쉽렉 만의 해적 연맹 회담장 세트 역시 하인리히 팀이 만든 작품. 자그마치 3천5백개의 촛불과 약탈한 선박에서 가져온 배의 상징 조형물들이 이 방을 장식하고 있다. 조형물엔 칼과 단도, 손도끼 등이 꽂혀있어, 해적들이 이걸 연습용 표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적 영주들의 회담 테이블은 긴 목재 탁자로, 하인리히와 셰릴 카라식이 디자인한 것. 디즈니 스튜디오 작업실에서 제작했다. '이 회담장엔 닻으로 만든 샹들리에도 있다. 보기엔 쇠붙이 같지만 실은 스티로폼으로 만든것이다. 샹들리에 위엔 양초의 촛농이 덕지덕지 눌어붙어있다. 그 효과를 내기 위해 수천개의 양초를 쓴것 같다'고 카라식은 설명한다.

이 장면 촬영은 2006년 9월 중순에 7일 동안 진행됐다. 세트장은 주연급 배우들 다수외에도 세계 각국에서 모인 해적 영주들과 그 부하들로 가득 찼다. (해적 영주 역을 맡은 배우들은 각기 국제적 인지도를 지닌 스타들로, 그중엔 시리아의 그라산 마수드도 포함돼 있다. 마수드는 올랜도 블룸이 주연을 맡았던 <킹덤 오브 헤븐>에서 살라딘 역할을 맡았던 배우.)

연맹 회담장에 깜짝 등장할 해적 법률 위원장 티그 선장 역을 전설적인 록 그룹 롤링 스톤즈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차드가 맡을 것이라는 소문은 촬영 1년 전부터 무성했다. 키스 리차드는 조니 뎁의 절친한 친구. 실상 조니 뎁은 잭 스패로우란 캐릭터의 컨셉의 많은 부분을 키스 리차드에게서 빌려왔다고 시인한 바 있다. 어쨌든 항간에 떠돌던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고, 키스 리차드는 잭의 아버지이자 법률 위원장인 티크 선장으로 우리 앞에 등장한 것이다.

'잭 선장에 대한 컨셉을 잡을때 내가 제일 먼저 떠올린건 해적이 그 시대의 록 스타와 같은 존재였으리란 생각이었다. 해적들에 대한 소문은 그들이 항구에 도착하기 몇달 전부터 이미 무성하게 퍼지곤했다. 요즘의 록스타들처럼...' 조니 뎁의 말이다.

이에 키스 리차드는 이렇게 덧붙인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자유다. 우리에 갇힌 호랑이를 풀어주는것. 중요한건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질서에 우리가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도 캐스팅 제의를 받고선 처음엔 망설였다. '맙소사, 날더러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영화에 출연해서 노래를 하라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그러나 시나리오를 읽어보곤 출연에 응하기로 했다. '멋진 기타까지 만들어준다길래 더욱 솔깃했다'는게 이 록스타의 말.

키스 리차드는 전설적인 악기 제조 전문가인 대니 파링턴이 그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기타를 연주하고 피스톨을 휘두르는 연기를 멋지게 소화, 촬영팀을 대번에 매료시켰다. '키이스가 촬영장에 처음 나타난 날은 그야말로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모든 배우와 스탭들이 그를 보려고 모였다. 몇달동안 안보이던 사람들까지...'라고 조니 뎁은 회상한다.

잭과 티그 선장 사이의 특별한 유대감에 대해 조니 뎁은 이렇게 설명한다. '둘의 관계속엔 질기고 강인한 사랑이 숨어있다'고... 티그 선장은 한 순간 상대를 포옹했다가 다음 순간 그를 쏴죽일수 있는, (혹은 쏴죽인뒤 다음 순간 포옹할수 있는?) 전형적인 해적이다. 한마디로 예측이 불가능한 인물.

'해적 규약을 준수하라'는 말은 해적 영화에서 흔히 들을수 있는 슬로건이지만 관객들이 실제로 해적 법전을 볼 수 있는 건 3편 <세상의 끝에서>의 연맹 회담 장면에서다. 해적 법전은 원 명칭은 'PIRATA CODEX. 라틴어에서 따온 말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법전은 엄청나게 사이즈가 큰 책으로 그 자체가 예술품이라 할만큼 멋진 소품이다.

2편과 3편의 소품을 담당했던 크리스토퍼 E. 펙은 이 책을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소요됐다고 밝힌다. '일단 책이 웅장하고 스펙타클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책의 내용도 디테일을 살려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화면엔 나오지 않더라도... 감독 역시 그걸 원하리라 생각했다'
감독과의 의견 차이로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소품 팀은 샌디에고 신문의 기자인 톰 말로리와 고대 문서및 필서 전문가 마크 반 스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들은 그날 즉시 회동, 새벽 2시까지 머리를 맞대고 법전의 내용을 기안했다. 시나리오 작가들이 써준 내용과 소품 팀이 연구한 자료, 참고해야할 스토리 라인 등을 토대로 해서...

이렇게 법전에 쓸 내용을 기안한 이들은 UCLA 대학 문서 보관소를 찾아갔다. 그곳엔 양피지에 돼지 모낭털로 글을 새긴 문서들이 있었다.
'당시엔 양피지가 귀했으므로 잉크로 지우고 그 위에 다시 쓴다든가, 양피지를 덧붙인다든가 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우린 해적의 마인드가 되어
그들이 법전을 썼을 때의 상황을 상상해봤다. 법전을 쓸때 어깨에 올려둔 앵무새가 해바라기 씨앗을 먹다가 책에 떨어뜨린다거나 해적의 담뱃재가 떨어져 법전에 구멍이 난다거나 하는 상황들을...'

이렇게 많은 연구와 고민 끝에 법전의 초안이 완성됐다. 이 초안은 컨셉 컨설턴트 제임스 워드 버킷에게 전달됐다. 그는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들고 다른 아이디어들을 첨가했다. '그렇게 해서 우린 온갖 해적 규약과 정보들이 담긴 법전을 만들었다. 배와 성을 공격하고 노략질하는 법, 맥주 제조법, 싱가폴 최고의 매춘굴의 위치 등도 기술해 넣었다. 그런 뒤엔 제임스의 도움으로 활자를 결정하고 책 페이지 속에 와인 얼룩, 핏자국, 해바라기 씨앗, 밀랍 인장 등을 찍어 넣어 책을 완성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해적 법전은 가로 20인치, 세로 28인치의 크기로, 무게는 80파운드에 이르며 글자가 새겨진 양피지 천 페이지로 이뤄져있다. 소품 팀은 이 오리지널 버젼 외에 또 한권의 법전을 만들었다.
'영화 속에서 이 법전을 운반하는 건 두 명의 늙은 해적 사서들이다.
법률 위원장인 키스 리차드도 이 법전을 들고 연기해야 했다. 그래서 그들이 덜 힘이 들도록 10파운드 정도의 무게밖에 안나가는 두번째 버젼을 따로 제작했다'고 펙은 설명한다.

거대한 소용돌이

바다의 여신이 일으킨 엄청난 소용돌이 속에서 해적 연맹과 동인도 회사 병력이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장면을 찍기 위해선 블랙펄 호와 플라잉 더치맨 호를 원형 사이즈 그대로 복제할 시설이 필요했다. LA 근교에 그만한 시설은 일명 '사이트 9'라 불리는 '703동 건물'뿐이었다.
버뱅크에 있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북쪽으로 58마일 떨어진 캘리포니아 팜데일의 사막지대에 위치한 길이 600피트, 넓이 300피트, 높이 70피트의 이 대형 창고는 1983년 100대의 B-1 폭격기를 넣어두기 위한 격납고로 제작됐으나 최근엔 영화 촬영장소로 쓰여왔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터미널>도 여기서 찍었다.

이 소용돌이 전투 장면은 미술팀에게 있어 가장 정교하고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우리 프러덕션 디자인 팀을 비롯 시각효과 팀, 특수 효과팀 등 여러 팀의 긴밀한 협력 하에 작업이 이뤄졌다'고 릭 하인리히는 회상한다

이곳에 하인리히는 특수효과 감독 존 프레이저의 협조 하에 블랙펄과 더치맨 호를 제작한후 거대하고 정교한 동작용 플랫폼 위에 탑재했다.
프레이저 팀은 이 두 척의 배를 위해 동작용 플랫폼을 만드는 한편, 두 장면 촬영을 위해 또 다른 장비도 제작했다. 그 두 장면은 하이 펭 호가 세상 끝으로 떨어지는 장면과 블랙펄 호가 거꾸로 뒤집히며 두 세계 사이를 지나는 녹색 섬광 씬.

배가 뒤집히고 다시 서는 장면 등을 찍으려면 동작용 플랫폼 외에 다른 장비도 필요했다. 배들을 들어올리기 위해선 배 양끝에 기중기(타워)를 세웠다. 이 타워를 이용, 배의 양쪽 고물과 이물을 필요에 따라 15피트 쯤 들어올렸다 내렸다 할수가 있었다. 배가 회전하는 모습은 수력 펌프를 동원해서 연출했다. 동작용 플랫폼 제작엔 석달 쯤 소요됐다고...

이런 장비 제작은 여러 팀의 협조하에 이뤄졌다. 그렉 칼라스의 설비제작팀과 특수효과 팀원 150명이 주말에 쉬지도 않고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장비 제작에 매달렸다.

'제작된 동작 플랫폼을 컴퓨터로 조종하기위한 디지털 작업은 긴 시간과 굉장한 인내를 요하는 일이었다. 마치 페인트가 마르기를 기다리는 심정이었달까?' 프레이저의 말이다.

60피트 높이의 블루스크린 촬영을 위해선 특수 조명이 사용됐다. 1400개의 전구가 가로 세로로 배열된 전구판과 블루 스크린 주변에 설치된 40개의 조명기구가 그것. 1만 암페어의 트럭 발전기 8대와 60마일 길이의 케이블도 동원됐다. 에릭 맥로이드는 당시 사용된 발전량이 10만 8천 킬로와트였다고 밝힌다. 이는 500 가정을 밝힐수 있는 전력.

프레이저 팀은 격납고에 배수 시스템을 설치하고 천정에 강우기를 설치했다. 이 강우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는 배와 배우, 스턴트맨들 그리고 촬영 스탭들까지 흠뻑 적시곤 했다.

'블랙펄 호와 플라잉 더치맨 호의 크기를 감안 매 분당 2만 5천 갤론 정도의 물을 펌프질해야했다'고 프레이저는 설명한다. 격납고 밖에 물 탱크를 설치하고 펌프를 달고 물을 걸러 덥히는 설비까지 달았다. 마치 거대한 회전 워터 슬라이드를 설치한 모양새였다'

버빈스키 감독과 촬영스탭은 방수복을 입고 촬영에 임했지만 배우들은 그럴수가 없었다. 당시의 상황을 키이라 나이틀리는 이렇게 설명한다. '의상 안에 방수 속옷을 입고 촬영에 임했다. 그래서 화장실 갈때 제일 곤란했다. 게다가 비 뿌리는 장비를 틀면 10초도 안돼 온 몸이 흠뻑 젖었다.
어떨땐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앞이 안보일 지경이었다. 블랙펄 호와 플라잉 더치맨 호가 나란히 붙어 전투를 벌이는 장면에선 배가 15도 쯤 기운 상태에서 촬영을 했다.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경사 위로 계속 달리며 칼 싸움을 해야했던 것이다. 보기엔 근사할지 몰라도 정말 엄청난 노동이었다'

올랜도 블룸은 이 장면의 촬영을 '연기가 아니라 생존을 위함 몸부림'이었다고 회상하며 웃는다.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흠뻑 젖은채 촬영을 했다. 각 테이크 사이사이 강우기를 껐을때도 몸은 늘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다. 하지만 우린 모두 촬영 결과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그런 고생이 헛된것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다'

소용돌이 전투 씬 촬영은 넉달 가까이 소요됐다. 그러다보니 격납고 밖 팜데일 사막 지역의 계절도 밤엔 제법 쌀쌀한 12월의 초겨울로 접어들었다.
격납고 안에서만 생활할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었지만 촬영진의 베이스 캠프는 외부에 있었다. 게다가 엑스트라용 분장실과 식당이 다른 격납고에 있어서 사이사이 이동은 불가결했다.
한낮엔 지옥처럼 뜨거운 열기를, 밤엔 뼈가 시린 추위를 견디며, 가끔씩 부는 모래 바람까지 맞으며 흠뻑 젖은 몸으로 격납고 사이를 이동하느라 배우들과 스턴트맨들, 엑스트라들 모두 큰 고생을 했다.

녹색 섬광 씬에선 스타급 배우들도 대역 배우들 못지않은 스턴트 기술을 발휘해야 했다. 배가 계속 양쪽으로 기울어지는 상황에서 난간을 붙잡고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했기 때문. 어떨땐 이러다 죽는게 아닌가 싶어정말 공포스러웠다'고 티아 달마 역의 나오미 해리스는 고백한다
'로프로 몸이 묶여있다는 것과, 다른 배우들 아무도 소리를 안지른다는 점 때문에 비명을 애써 참았지만 정말 목구멍까지 비명소리가 치밀어 올라왔다'

해적 만들기

분장팀장이자 분장 효과 크리에이터 베 네일과 분장효과 감독 조엘 할로우는 수많은 팀원들을 이끌고 다시 한번 대규모 분장 작업에 매달렸다. 그 작업이란 멀쩡한 사람들을 잡아다가 트레일러에 가둬놓고 해적과 군인, 괴물, 거렁뱅이 도적으로 만드는 일.
'제일 바쁠땐 45명의 분장사들이 엑스트라 배우들 분장에 한꺼번에 매달리기도 했다. 트레일러에서 일하는 인원을 빼고...' 네일의 말이다.

'제일 힘든건 싱가폴 씬을 위한 분장이었다. 싱가폴 작업엔 보철재를 많이 썼다. 목욕탕 장면을 찍는 배우들의 경우 오랜 세월 목욕탕에서 빈둥거린 탓에 몸에 곰팡이와 버섯이 자라고 있는 몰골을 연출했다. 그리고 될수 있는한 최대로 더럽고 세월과 때에 쩌든 형상으로 분장을 했다. 아, 그리고 썩은 이빨도 빼놓을수 없다. 1편 <블랙펄의 저주>에선 해적들의 이빨에 노란 칠을 했는데, 배우들이 사과라도 한입 먹으면 그 칠이 없어져버려서 난감했다. 그래서 2,3편에선 치아 분장을 위한 이동용 분장실을 마련했다'

더치맨 호의 노예이자 배의 일부가 되어가는 부스트랩 빌은 3편에서 1,2편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데비 존스나 그의 여타 선원들이 CGI에 분장의 많은 부분을 의존한 것과는 달리, 부스트랩은 철저히 손으로 하는 분장만을 했다. 3편에선 실리콘 메이크업이 거의 얼굴을 덮다시피해서 그의 맨얼굴은 거의 안보일 정도. 그 정도 단계까지의 분장을 우린 '6단계'라고 일컬었다. 부스트랩 빌은 분장이 아주 즐거웠다며 '카메라 앞에서보다 분장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고 술회한다.

네일로 부터 풀코스로 분장을 받았던 또 다른 배우는 주 윤발.
핸섬하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자로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오른 그도 <세상의 끝에서>에선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할 수 밖에 없었다. 머리를 빡빡 밀고 얼굴엔 흉터 투성이인 거친 해적으로... 그의 문신은 문신 아티스트 켄 디아즈가 맡았다.

스타급 출연자들도 1,2편과 약간씩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지만 잭 스패로우 선장 만은 예외였다. 잭은 언제나 잭이어야 한다는 게 버빈스키 감독과 조니 뎁의 의견이었기 때문.
반면 엘리자벳은 전편에 비해 한결 찌든 모습. 2편의 초입부에선 신부로 등장했던데 비해, 이번엔 오랜 항해 생활로 피부도 거칠어지고 검게 그을른데다 남자들처럼 꾀죄죄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윌 터너 역시 피부가 훨씬 그을르고 전편보다 침울한 분위기로 나온다.

3편에서도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헤어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큰 몫을 했다.
수천개까진 아니더라도 수백개의 가발이 사용됐고 등장인물들의 면면만큼이나 다양한 헤어스타일이 연출됐다. 중국 해적의 전통적인 땋은 머리 스타일부터 제임스 노링턴 제독의 영국 귀족 가발까지...

마지막 촬영

<망자의 함>과 <세상의 끝에서>의 동시 촬영이 마무리되던 마지막 이틀은 그동안의 북새통 같았던 분위기와는 달리 쥐죽은듯 고요했다. 그날은 격납고 안을 늘 가득메웠던 수백명의 엑스트라와 스턴트맨들이 모두 휴식을 취하고 조니 뎁 혼자만 촬영에 임했던 것.

이 이틀간 스탭들의 얼굴엔 혼란스런 표정들이 가득했다. 조니 뎁이 촬영장을 떠나면 이 긴 대장정이 곧 끝을 맺게되리라는걸 그들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 그들이 종종 서로에게 말했듯, <캐리비안의 해적> 촬영은 어느덧 그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삶 (라이프 스타일)이 돼버렸던 것이다. 이건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몇년동안이나 아침이면 일어나 분장하고 의상 입고 해적 연기를 하며 매일 12~14시간씩 촬영에 임했으니 그럴 수 밖에...

조니 뎁의 촬영이 모두 끝난후, 전날 촬영분에 대한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한 감독의 입에서 드디어 조니 뎁의 촬영이 종료됐다는 말이 나왔다.

'잭 선장에게 작별을 고할수 있을지 영원히 자신이 없다'고 조니 뎁은 촬영 종료 한달쯤 전에 말한 바 있었다. 그때 그는 캘리포니아의 산타 마리아 인근 란초 과달루페 모래언덕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다.
'만약 작별을 해야한다해도 후회는 없다. 잭을 생각하면 난 언제나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잭 스패로우란 인물을 연기하면서 늘 순수하고 강렬한 기쁨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날 격납고 촬영장 옆엔 장난감 인형들과 작은 배들로 장식된 거대한 케익이 놓여졌다. 그 케익은 해적에 뿅간 어린 소년을 위한 생일 케익 같았다. 그 케익엔 이렇게 써있었다.

친애하는 잭 선장께:
당신의 나침반이 당신을 늘
우리 곁으로 인도해주길...

감사합니다

조니 뎁이 나타나자 촬영팀은 일제히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이에 대한 조니 뎁의 답사는 이랬다. '울지도 모르니까 아주 간단히 인삿말을 끝내죠. 여러분들 덕에 이 긴 촬영은 제 인생에서 가장 값진 경험이 됐습니다. 아이들의 아빠가 된 경험을 빼고요. 여러분들과 함께라면 전쟁에도 기꺼이 함께 참전할겁니다. 전 이 이별을 잠깐의 휴식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전에도 우린 이렇게 잠깐씩 이별했었으니까요. 작별 인사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 누구에게두요. 그리고 잭 선장에게두요. 그 동안 저와 함께 항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와이에서의 작별

'알로하 오에'는 하와이의 마지막 여왕 릴리우오칼라니가 쓴 아름다운 작별의 노래다. 그래서인지 주요 촬영의 마지막 사흘간을 하와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두 섬에서 마무리 지었다는 게 촬영팀에겐 더욱 뜻깊게 느껴졌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휴가를 끝내고 2007년 1월 두번째 주에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를 비롯, 대폭 규모가 적어진 촬영팀은 마지막 로케 촬영을 위해 마우이와 몰로카이 섬을 향해 떠났다.

드라마틱한 열대의 분위기를 연출키 위해 제작자 브룩하이머와 버빈스키 감독, 프러덕션 디자이너 릭 하인리히가 선택한 곳은 10시간 비행거리인 서인도 제도 대신 5시간 반 거리인 하와이였던 것. 그곳에서 로케 담당자인 로라 소드 매트슨과 발 킴이 선택한 곳은 마우이와 몰로카이 섬이었다.
이들은 L.A.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실상은 하와이 출신.

하와이 촬영 역시 날씨의 저주가 따라 붙었다. 햇볕이 쨍쨍한 날보단 흐린 날이 많았고 때때로 소나기가 촬영팀을 흠뻑 적시기도 했다. 그러나 버빈스키 감독이 선택한 해변의 풍광과 구름 낀 날씨는 촬영 씬의 배경으로 안성마춤이었다.

2007년 1월 10일 하와이에서의 촬영을 끝으로 <망자의 함>과 <세상의 끝에서>의 동시 주요 촬영이 272일만에 끝났다 (사전 촬영까지 포함하면 284일). 2005년 2월 23일 첫 촬영이 시작된 날로부터 한달 반 모자라는 2년이 흐른 것이다. 그날 촬영팀은 하와이 식의 파티를 열고 서로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러나 제리 브룩하이머와 고어 버빈스키 감독에겐 이 촬영 종료 날이 그 뒤에 있을 4개월 반에 이르는 포스트 프러덕션 과정의 시작이었다. 편집자 크레이그 우드와 스티븐 리브킨, 시각효과 감독 존 놀과 찰리 깁슨,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음향 에디터 크리스토퍼 보이스, 조지 웨터스 2세, 사운드 믹싱 전문가 폴 매세이와 크리스토퍼 보이스 그리고 수많은 기술진들이 영화의 완성을 위해 다음 작업을 기다리고 있었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1,2편을 비롯, 브룩하이머와 버빈스키의 작품 여러편의 음악을 맡았던 한스 짐머가 이번에도 포스트 프러덕션 팀에 가세했다.
'한스 짐머는 천재적인 작곡가다. 그의 머리속엔 멋진 멜로디가 가득 차있다. 그는 <세상의 끝에서>를 위해 새로운 음률의 모티브와 멜로디를 만들었고, 새 러브 테마도 작곡했다'고 브룩하이머는 설명한다

감독 버빈스키의 살인적 작업 스케쥴에 대해서도 브룩하이머는 농담 섞인 한마디를 던졌다. '버빈스키 감독은 휴식도 없이 오랜 기간동안 두편의 영화를 동시에 찍는 작업에 매달렸다. 아마 이젠 자기 아이들 이름도 까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진정한 프로이자 완벽주의자다. 제작자로선 가장 함께 일하고 싶은 영화 감독이다.'



(총 182명 참여)
iamjo
 잭스페로우 선장 최고     
2007-07-11 08:09
qsay11tem
넘 조아여     
2007-07-10 09:22
qsay11tem
볼만해요     
2007-07-06 13:18
falsehood
잭스페로우 너무 좋아요~     
2007-07-04 17:44
ewann
최고~~~~~~~~~~~~     
2007-07-03 10:17
kpop20
넘 재밌게 봤다..벌써 영화관에서 2번째 봤다.     
2007-07-02 20:47
csungd
정말 재밌어여     
2007-06-20 13:38
wjswoghd
신나는 액션이 볼 만해요.     
2007-06-18 22:20
dannynyjw
꼭보셈 미침~~~~~~1,2에 뒤진다는사람이 있지만

더 환상적이고 이걸로 끝나는건가에대한 아쉬움 엄청남아요 ㅜㅜㅜ

꼭보셍~~~     
2007-06-15 12:01
qsay11tem
보고싶어요     
2007-06-1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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