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계단]은 누명을 쓴 남자가 자기 정체를 증명하기 위해 애쓴다는 히치콕의 전형적인 주제를 다룬 그의 초기 대표작이다. 주인공 리차드 해니는 스파이로 오인돼 쫓기고 여러 인물로 변장해 옮겨 다니면서 자신을 곤경에 빠드린 스파이들을 찾아 나선다. 사물의 외형과 본질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히치콕 특유의 관점이 재치있게 줄거리에 녹아 있는데 스파이들은 경찰처럼 위장하고 스파이 조직의 우두머리는 지역 유지로 행세하고 있다. 그러나 극장에서 시작해 극장에서 끝나는 이 영화는 마치 막간의 여흥을 즐기듯이 경쾌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히치콕의 간결하고 경제적인 표현기법 덕분에 시대에 구애받지 않고 인기를 끄는 작품.
이 작품은 3번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이것이 첫번째이다. 흑백 영화이기는 하지만 히치콕 감독 특유의 예리한 연출 감각이 살아있어서, 그의 초기 명작들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그가 영국을 벗어나 국제 무대로 진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작품은 원작을 약간 수정하여 주인공의 모험에 유모어와 로맨스를 곁들여 재미를 더 높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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