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화두는 시나리오다
90년대 후반 들어 급속한 발전을 보인 한국영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하드웨어'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나리오의 빈약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이제, 한국영화의 화두는 다시 시나리오다. [신혼여행]은 참신하고 우수한 시나리오 발굴을 위해 태창흥업이 실시한 `차세대 영상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636:1의 경쟁을 뚫고 국내 최고상금인 3천만원 당선의 영예를 거머쥔 작품이다. [유주얼 서스펙트]와 [식스 센스]를 보면서 느꼈던 전율과 부러움. 그것이 이제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신혼여행]이 당당한 한국 시나리오영화의 포문을 열기 때문이다.
新婚旅行?? 身魂旅行!!
영화 [신혼여행]은 신혼부부들이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과연 행복하기만한 신혼여행일까? 잘생긴 새신랑이 처참하게 죽고, 졸지에 신혼여행단은 살인용의자단으로 변해버리고, 온갖 비밀스러운 일들이 밝혀지는데도? 新婚旅行? 아니다. 영화 [신혼여행]은 새로운(新) 결혼(婚)으로 떠나게 되는 행복한 여행이 아니라, 몸(身)과 영혼(魂)이 기묘하게 얽힌 기이한 사건의 얼개를 따라 웃기고 섬뜩한 인생의 단편을 경험하게 되는 여행, 바로 그것이다.
도대체 왜 身魂旅行일까?
身魂旅行은 도대체 어떤 의미이며, 무엇을 상징할까. 모든 해답은 영화가 끝난 후 관객의 손에서 최종적인 결론을 맺게 되지만, 영화가 제목에 부여한 의미는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첫 번째, 한 사람의 몸과 또 다른 한 사람의 영혼이 함께 신혼여행을 떠난다는 의미. 두 번째, 한 사람의 몸 속에 전혀 다른 한 사람의 영혼이 깃들어 신혼여행을 떠나게 된다는 의미. 그렇다면 도대체 몸은 누구의 것이며, 영혼은 누구의 것이란 말인가?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발 - 코믹스릴러
[신혼여행]은 코믹스릴러다. 코믹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는 말 그대로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 줄기를 코믹하게 풀어나가면서 도저히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흥분과 전율 즉, `써스펜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주는 색다른 영화언어다. `새신랑 살해사건'이라는 끔찍한 소재를 코믹적으로 풀어나가면서, 일곱쌍의 신혼부부가 펼치는 다양한 섹스씬과 해프닝을 담아내고 거기에 터프한 형사의 사건수사가 겹치면서 정신없이 100분이 흘러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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