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구성, 새로운 감성을 자극하는 퓨전 멜로
[번지점프를 하다]는 배우들의 감성에 의존하는 기존 멜로 영화의 밋밋한 구성에서 벗어나 두 가지 색깔이 합쳐진 독특한 스타일의 퓨전 멜로다. 과거 1980년대와 현재 2000년은 마치 두 부분으로 나뉘어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극이 전개되면서 과거와 현재는 자연스럽게 오버랩되고,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모아지며 복합적인 퓨전의 멋을 살린다. 여기에 하나 더, 감성적인 멜로의 기본 틀에 중반 이후부터 더해지는 여주인공에 대한 달콤한 미스테리는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아름다운 영상 속에 흐르는 'When I fall in love'의 애틋한 선율
멜로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빠져들 듯한 매력 외에 사랑을 더욱 아련하게 만드는 장치가 바로 영화 음악이다. 80년대 음악다방에서 은밀하게 서로의 사랑을 고백할 때 녹아들듯 'When I fall in love'가 들려온다. 가슴속에 가득 담고 차마 말하지 못하고 망설일 때 들려오는 이 노래는 그들의 사랑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도 삽입되었던 이 명곡은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사랑의 감정을 충실하게 표현했다.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을 시원한 소나기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잡아낸 탁월한 영상도 [번지점프를 하다]의 자랑거리. 영화에서 비는 주인공들의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이다. 국내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인공비 제작팀이 만들어낸 빗방울은 화면을 촉촉이 적시며, 주인공들의 사랑을 더욱 빛나게 한다.
우수에 찬 음악다방과 거리, 복고풍의 헤어스타일과 의상...
[번지점프를 하다]에는 1983년과 2000년, 두 가지 시대 배경이 공존한다. 따라서 미술팀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83년대를 재현하기 위해 자료 수집에 오랜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이병헌과 이은주의 대학시절인 80년대의 음악다방을 짓기 위해 미술팀에서 직접 소품들을 도안했고 이은주가 사랑의 징표로 주는 80년대 지포라이터를 찾기 위해 서울시내 골동품 가게를 모두 돌아다녔다. 또한 기다림과 만남의 주무대인 80년대 거리를 재현하기 위해 촬영 내내 80년대 간판에서 공중전화 부스까지 운반해야 했고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 본부'에서 제공한 포니, 스텔라 등 80년대 자동차와 버스가 촬영팀의 뒤를 따라 이동했다. 특히 80년대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바람머리와 주름 선 양복바지는 80년대 대학시절을 직접 경험한 김대승 감독의 철저한 고증을 거친 작품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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