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1965, The Collector / The Butterfly Collector)
이 영화는 윌리엄 와일러의 후기 영화 중 수작으로 꼽힌다. 여기 출연한 두 배우, 테렌스 스탬프와 사만다 에거는 칸 영화제에서 나란히 남녀 주연상을 수상한다. 대사가 그다지 많지 않는 이 영화는 '모리스 자르'의 음악이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1963년 발표된 존 파울즈의 동명소설은 작가의 데뷔작이면서도 그 놀라운 실험성과 깊이 때문에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했었다. 주인공 각각의 화해할 수 없는 두 개의 일기가 이 소설 속에서 신선하게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년 뒤, 할리우드의 베테랑 감독 윌리엄 와일러가 영화화 하면서 닥친 어려움은 소설이 가진 바로 그 실험성의 문제였다. 책은 두 권의 일기형식을 빌어 구성되는데 이를 모두 영화 안에 담을 수 없었던 감독은 고민 끝에, 클레그의 일기에 해당하는 부분만 영화화했다. 이 영화의 한계는 대부분 이 대목에서 걸리고 만다. 예술을 이해 못하는 청년 클레그는 그녀를 나비 채집하듯 한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죽었을 때, 그녀의 시체마저 사랑하는 ‘시체애호증’의 모습까지 보인다. 클레그의 '콜렉터적 감수성'이란 사람마저 사물로 생각하고 수집하는 끔찍한 방식이다. 클레그 역의 ‘테렌스 스탬프’는 고집스런 턱과 극도의 상냥함을 표현하는 이마, 건조한 눈빛 등 외모에서부터 클레그의 성격을 성공을 재현하고 있으며 미란다 역은 할리우드 스타 ‘나탈리 우드’가 기용될 거라는 예상이었으나, 영화상에서는 '미란다의 일기' 부분이 빠져 있어서 그녀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부분이 상당량 줄어들었기 때문에 ‘사만다 에거’라는 신인이 캐스팅 되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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