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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좋은 밑천을 탕진하는 빈약한 연출!
더 게임 | 2008년 1월 22일 화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두 남자는 각자 한자리씩의 번호를 선택하며 8자리의 전화번호를 완성한다. 승부는 단 한번, 청년은 자신의 젊음을 노인의 30억에 걸었다. 인생은 어차피 도박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더 게임>은 판돈을 건 두 사내의 게임을 통해 불공정한 자본주의의 계층적 거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뒤틀린 믿음이거나 혹은 비틀린 풍자일 수도 있다. 물론 <더 게임>이 말하고자 하는 건 분명 전자 쪽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틀어버린 세태를 담아내고자 하는 장르적 자질은 빈약함을 가리기 힘들다.

일본원작만화를 태생으로 한 <더 게임>은 만화적인 상상력과 캐릭터로 초반의 흥미를 유도한다. 의학적 지식이 없더라도 서로 다른 두 인물의 뇌와 척수를 상대방에게 이식한다는 설정 자체는 극히 비현실적이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캐릭터들의 성격으로 인해 이를 영화의 독특한 발상으로 인용하게 만든다. 하지만 <더 게임>은 호기심의 자극에 성공했을 뿐, 그 호기심의 그릇이 담아내야 할 대답에 충실하지 못했다. 분명 스릴러 계통의 장르적 긴장감을 주입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것이 일말의 심리적 위축을 느끼게 만들지 못한다는 점에서 완벽하게 장르의 본질로부터 이탈하고 있다. 또한 일말의 흥미를 부르던 초반 설정을 지나는 전개마저 안이해 보인다.

장르적 긴장감 혹은 스토리텔링의 긴밀함조차 느껴지지 않는 <더 게임>은 이율배반적인 코미디를 선사한다. 특히 강노식(변희봉)과 몸을 바꿔 치기 당한 민희도(신하균)가 강노식의 몸으로 자신의 삼촌인 민태석(손현주)과 생활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웃음은 장르의 경직을 막는 양념으로 활용될만한 것이다. 하지만 어설픈 조리로 인해 양념의 맛이 튄다. 특히나 배우의 열연, 즉 싱싱하다 말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했음에도 요리는 제 맛을 내지 못한다. 또한 극 중 변희봉이 연기하는 강노식의 뉘앙스를 몸으로 재현하는 신하균의 연기는 평가될만하지만 이것을 스릴러의 무게감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연출 덕분에 일종의 개인기로 몰락해버렸다. 무엇보다도 나름대로 활용도가 높은 이혜린(이혜영)을 어정쩡하게 배치시키다 극에서 방출하는 듯한 쓰임새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면이다.

<더 게임>에서 흥미로운 건 자본주의에 속박된 세태에 대한 시선이다. 강노식의 판돈은 30억이고, 민희도의 판돈은 젊음이다. 돈이 필요했던 민희도는 강노식의 내기를 받아들이고 결국 내기에서 진 민희도는 강노식에게 몸을 내준다. 하지만 현재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건 민희도와 인생의 일부를 건 강노식의 거래가 공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절박하게 돈이 필요했던 민희도에 비해 강노식은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강자의 위치를 점하고 이를 악용하고 있다. 불공정한 거래는 결국 빈자의 약점을 파고들고, 이는 결국 있는 자의 위치를 굳건히 다진다. 이는 마치 사채 권하며 미소짓는 이 사회의 흉악한 현실을 상기시키기도 하며 이는 분명 <더 게임>의 흥미로운 밑천이다. 하지만 <더 게임>은 그 장점을 활용하지 못한 장르적 빈약함으로 스스로 밑천을 탕진한다. 특히나 뜬금없는 결말부의 반전은 허를 찌르기보다 혀를 차게 만드는 파산신고나 다름없다.

2008년 1월 22일 화요일 | 글: 민용준 기자(무비스트)




-각자 서로를 연기하는 변희봉과 신하균, 신하균의 연기는 특히 발군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우열은 빈부차로 드러난다. 흥미로운 시작 지점.
-변희봉 선생에게 감히 버럭하는 손현주. 아이러니하게 웃기네!
-캐릭터적 운영의 묘가 떨어짐. 이혜영 씨는 버린 겁니까? 편집의 힘?
-분명 스릴러를 본 것 같은데, 긴장되지가 않아. 그런데 왜 웃기지? 설마..코믹?
-허를 찔러야 하는데 혀를 차게 만드네. 이거 반전 맞죠?
36 )
gaeddorai
연기자들의 개인기만 보이드라   
2009-02-18 21:53
kyikyiyi
그냥 한번 볼만은 했어요   
2008-05-07 15:00
callyoungsin
평은 안좋았지만 어느정도 봤죠   
2008-05-07 11:30
bjmaximus
정말 신하균,능청스럽게 연기를 어찌나 잘하던지..   
2008-04-28 15:38
ldk209
배우들의 열연이 아쉽다...   
2008-04-13 14:40
navy1003
정말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2008-02-16 13:59
rcy09
어떨지..   
2008-02-10 18:25
bae1227
역시 신인감독의 한계?   
2008-02-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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