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3,500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뚫고 청소년 드라마 ‘꿈나무’의 여주인공 자리를 꿰차면서 연기를 시작한 한혜숙. 여우혼이 붙어서 스타가 된다는 구미호 역할을 처음 맡았고, ‘토지’ 최서희 역할의 원조도 한혜숙이다. 그녀의 명성이 다시 한번 펼쳐진 것은 드라마 ‘하늘이시여’를 통해서이다.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은 그녀가 어쩜 그리도 애틋한 모심을 잘 표현해 내는지, 그녀의 징그러울 만큼 완벽한 연기가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었음은 반박할 여지가 없는 사실.
한혜숙은 이제까지 여러 어머니 역할을 해 보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어린 아들, 청년 아들, 노년의 아들을 모두 만나고 이별하면서, 정말 자식을 낳은 듯 진정한 어머니가 되는 경험을 했다. 너무나 깊고 위대한 사랑을 가진 존재가 바로 어머니라는 것을 깊이 깨달은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에게도 더욱 잘하게 되었다고 한다. 밤낮을 모르는 강행군 촬영에 한혜숙은 가끔 투정도 부렸지만 영화 촬영이 끝난 후, ‘출연 안 했으면 큰일날 뻔 했다’며 작품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촬영이 시작되면 직접 어질어진 소품을 챙기면서 스탭들에게 정말 어머니처럼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한혜숙. 35년 동안 연기를 해오면서 화려하고 도도한 모습을 유지해온 그녀가 이번 영화에서는 여배우로서 예쁘게 나오는 것보다, 영원히 아름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묵묵히 자식만을 사랑하는 지독히 바보 같은 어머니를 완벽하게 연기해 내며 전혀 새로운 모습을 선사한다.
Filmography [영화] 두 여자의 집(1987), 최후의 증인 (1980), 복부인(1980), 영원한 유산(1979), 슬픔은 이제 그만(1978), 상록수(1978), 족보(1978) 外
[드라마] 하늘이시여(2005), 왕꽃선녀님(2004), 인어아가씨(2002), 섹스폰과 찹살떡(2002), 왕과 비(1999), 아름다운 죄(1997) 外 다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