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물 살 때, 나는 섹스가 지독히 궁금했었다. 내 나이 스물넷, 이제 삶이 점점 더 궁금해진다...
1. 소집 해제 한 달 전, 언제나 흐림.
스물넷, 준이는 구청에서 일하는 공익근무 요원이다. 소집해제가 한 달 남은 준. 복무가 끝나면 무얼할까 생각해보지만 막연하기만 하다. 근무하는 동안 연상의 구청 공무원 미영과 관계를 가지게 된 그. 그녀는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다. 둘은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 다만 관계를 가질 뿐... 준이는 가끔 그 관계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미영은 그런 그를 다독인다. "너, 정말 나랑 끝낼 수 있니? 우리가 끝낼 관계라도 되니? 난 강요하지 않아. 너같이 우유부단한 애가...그냥 지금처럼 있으면 돼." 준이는 결정을 내리기를 포기한다.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하기를 포기하듯...
2. 며칠 후, 예상 못한 햇빛.
어느날, 구청에 찾아온 사람들 속에서 준이는 첫사랑 은지를 발견한다. 어색한 인사 뒤,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다며 빨리 들어가야 한다며 자리를 피하는 은지. 준이는 은지와 약속을 잡지만, 뜻밖에도 약속 장소에는 그녀의 동생 현지가 나온다. 바쁜 언니 대신 나왔다며 밝게 인사하는 현지. 그녀는 크게 소리내어 웃고 커다란 햄버거를 얼굴에 마구 묻히고 먹는다. 이소룡 영화를 좋아하고, 극장에서 아무의 시선도 거리낌없이 웃는 그녀. 준이는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3. 소집 해제 직전, 소나기 혹은 무지개
어느날 세탁소 벽에 한 미술전의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한 준이. 그리고 그날 세탁소 주인 아저씨에게 옛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 온다. 아저씨는 태연한 척 하지만, 준이는 아저씨가 미처 말하지 못한 젊음의 사연을 간직했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준이는 비로소 미영과의 관계를 끝내기로 마음먹는다. 소집 해제 후, 새롭게 삶을 출발하기로. 그러나 그의 마음이 아직 알지 못하는 것. 내가 사랑하는 건 은지일까? 그렇다면 현지가 자꾸 눈에 밟히는 이유는 뭘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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