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에 진급한 양조장집 준과 선희. 양조장 운영은 뒷전이고 오직 전통약주의 상품화 연구에 몰두해있는 아버지들 때문에 경제 사정은 최악이고, 준과 선희의 나날은 고달프다. 준은 날이 갈수록 답답해지는 아버지들 얼굴을 대하자니 피끓는 청춘이 아까워 집 밖으로 돌며 돈 벌 궁리를 하는데, 선희마저 술 만드는 일에 빠져 자신은 뒷전이니 김새는 일이다. 반면 선희는 아버지의 성실한 노력이 언젠가는 결실을 보리라는 희망이 있어서 술냄새 누룩냄새 가득한 양조장에서 아버지들을 돕는 것이 힘든 줄 모른다. 어렸을 때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준의 어머니가 살림을 맡아주시고, 준의 여동생 연은 선희를 친언니처럼 따른다. 돈만 없지 다있다. 그러던 어느 날 준이 친구들(승현,용재)과 함께 양조장의 술을 몰래 빼돌려 싼값에 넘기려 하다 선희에게 발각되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그 과정에서 어른들이 정성 들여 빚은 술을 망치게 된다.
정직하게 좋은 술만을 만들어온 진평은 뒤늦게 술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고 배달한 술을 전부 회수하여 폐기 처분하려 한다. 태관과 혜란은 지금까지의 노력과 돈이 아까워 싸게라도 팔자고 진평을 설득하지만 진평은 그런 술은 팔 수 없다며 고집을 부린다. 그 동안 진평의 뜻을 받들어 오던 태관이지만 이번만은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터트리는데…. 술을 망친 장본인이 다름 아닌 아들 준이란다. 태관은 삽자루를 들고 준에게 달려들고 선희는 어쩔 줄 몰라하며 발만 동동 구르는데, 준은 더 이상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못살겠다며 술항아리를 깨고 집을 나간다. 이 일로 한가족처럼 지내오던 선희네와 준이네는 서로 어색해지고, 가출한 준은 고등학생 신분을 속이고, 승현의 삼촌 재복이 일하고 있는 세왕 직영 멤버쉽 클럽에 찾아가 웨이터로 일하게 된다.
클럽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상류층의 호화로운 생활을 접하게 된 준은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세왕이 양조장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거대 주류회사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재복으로부터 전해들은 준. 자신의 처지가 더욱 한심해진다. 그러다 준은 세왕 그룹의 도일, 애령 남매와 만나고, 이들의 얄궂은 인연이 시작된다. 준이 며칠째 소식이 없자 준을 직접 찾아 나서고 클럽에선 도일과 애령, 친구들의 파티가 한창이다. 선희는 흥청망청 하는 분위기에 질려 홀을 누비며 준을 찾는데 준은 선희를 보고서도 모른 척 한다. 화가 난 선희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고등학생을 고용해서 되느냐며 주인 나오라고 소리를 치고 도일은 재미있어 하며 선희에게 집적댄다. 선희가 당하는 모습을 본 준은 도일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파티에 온 준은 도일의 친구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재복의 방으로 옮겨진다. 선희는 다친 준을 간호하며 준이 없는 동안 외롭고 무서웠던 자신을 눈물로 얘기하며, 준을 향한 마음을 서툰 키스로 수줍게 고백한다. 온몸이 공중분해 되는 것처럼 놀란 준.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했던가! 선희의 마음을 확인한 것이 기쁜 준은 생활태도를 바꿔 아버지들 일을 도우며 열심히 생활한다. 이제 준도 술과 누룩 냄새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한편 종합주류회사인 세왕그룹 송회장은 전통주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전통 약주시장에 관심을 가진다.선희네가 납품하는 한정식집의 단골이었던 송회장은 순국주조의 술맛과 진평의 장인 정신에 반해 순국주조에 지원을 약속한다.온가족이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 선희와 준은 자신들 때문에 세왕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건 아닐까 머리를 맞대고 걱정하는데 협상 실무를 맡아 순국주조 공장으로 찾아온 도일과 정면으로 마주치게 된다.양조장의 술은 자신들과는 다르다며 지난 일을 무마해보려 하지만 도일은 써늘한 말을 던지고 간다. 사실 도일은 아버지 송회장이 전통 약주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않고, 송회장은 그런 도일의 태도를 못마땅해 하던 참이다.
준과 선희는 자신들 때문에 순국주조에게 온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도일에게 용서를 구하기로 하고, 진평이 선희를 위해 묵혀둔 귀한 소주 한병을 들고 도일을 찾아간다. 하지만 도일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준과 선희의 머리에 그 술을 부으며 둘을 모욕한다. 준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도일에게 덤벼들어 일대 난투극이 벌어진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애령은 도일과 맞서기 위해서는 먼저 실력과 논리를 갖추라고 충고한다. 이 일로 자극을 받은 준은 일본 주조 기술학교로 유학 갈 결심을 한다. 애령의 말대로 실력과 논리를 갖춰 다시는 선희가 그런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 다짐한다. 태관은 내심 준의 결정을 기뻐하고, 선희 역시 준이 자신을 두고 멀리간다는 것은 섭섭하지만 준의 마음을 아는 탓에 격려한다. 한편 도일은 순국 주조를 지원하는 것보다는 순국주조가 개발중인 생쌀발효법만을 세왕으로 가져 올 생각으로 은밀히 태관과 접촉한다. 처음에는 가족처럼 지내 온 사람들을 배신할 순 없다고 거절하던 태관이지만 도일의 말에 넘어가 진평과 종언 몰래 생쌀발효법 특허권을 세왕에 넘기기로 결정하는데…. 준이 떠나기 전. 드디어 생쌀발효법 개발은 성공을 거두고 선희와 준은 얼싸안으며 기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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