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농구 선수 우람이 희한한 덩크 슛 세레모니를 연습하고 있다. 애인인 미림이 아나운서 시험에 합격한 것을 축하하는 동시에 연애 4주년 기념 선물로 사랑의 세레모니를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팀을 승리로 이끈 우람은 미림을 향해 사랑의 세레모니를 하다가 어이없게 헛발을 디뎌 부상을 당하고 만다. 진단 결과는 오른쪽 둘째손가락의 치명적 골절. 그의 미래는 그 손가락으로 인해 엉망이 되어버린다.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온 우람 앞을 막는 우편 배달부는 할아버지 왕 춘범 앞으로 보내진 편지 한 장을 준다. 평생 일확천금의 꿈을 갖고 살아온 왕 할아버지의 취미는 복권 사기와 푼돈 노름이다. 돈을 다 잃고 집에 돈을 가지러 온 왕 할아버지는 아내 김기순 할머니 지갑에서 몰래 만원 짜리 한 장을 꺼내려다가 들켜서 궁지에 몰린다. 다시 한 번만 몰래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날에는 전 재산을 주고 이혼을 하겠고 쓴 할아버지의 각서를 내보이는 할머니. 그 순간 들어서는 우람은 편지를 내미는데 보낸 사람의 이름을 본 할아버지는 우람에게 눈짓을 해댄다. 편지를 치우라는 눈짓을 할머니에게 주라는 뜻으로 오해하고 할머니 손에 쥐어주고 나가는데 편지 봉투 속에는 단골 술집 여주인이 친필로 써보낸 단란주점 신장 개업식 초대장과 복권 한 장이 들어있다. 할머니는 분개해서 또 다른 각서를 꺼내는데 거기에는 할아버지의 친필로 "다시 한 번 여자 나오는 술집에 갈 경우 알몸으로 집을 나가겠다"고 씌어있다. 최악의 순간에도 할머니의 매서운 눈초리를 피해 복권을 챙겨두는 할아버지의 못 말리는 대박의 꿈.
할아버지는 당장 집에서 나가라는 할머니에게 손이 발이되게 빌지만 할머니는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막무가내로 이혼을 요구한다. 할머니에게 쫓겨나 맨 몸으로 친구 고개동 할아버지 집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 할아버지. 왕씨 가문의 두 번째 불행한 남자이다. 아들의 부상 소식과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쫓겨나 곧 이혼을 당할 거라는 소식을 동시에 듣게 된 장남 왕 천수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은행의 업무 의욕 증진 프로젝트를 맡고 있던 천수는 임원회의에 참석하게 된다. 팀원들의 연구 발표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은행장은 좀 더 강력한 해결책을 제시하라며 천수에게 답변을 요구한다. 천수의 부모가 이혼을 하게 생겼다는 말을 들은 부하 직원들이 "그게 다 남자들이 힘이 없어 그렇다, 그건 다 월급을 여자가 관리해서 그런 거다. 돈을 만져 봐야 일 할 맛이 나지" 하며 푸념을 늘어놓던 모습을 떠올리는 천수. 엉겁결에 "은행원 중 특히 남자들의 사기가 떨어진 이유이자 대한 민국 남자가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는 월급을 봉투에 담아 주지 않고 통장으로 입금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이 일꾼들의 사기를 저하시킨 주범이자 원흉이다" 라고 말해버린다.
회의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숙연해지고 "월급의 온라인 지급" 창안자인 은행장은 싸늘한 눈길로 천수를 본다. 자신의 발표가 곧 퇴직 발표였음을 깨닫는 천수. 아내에게는 적당히 변명을 해서 조기 퇴직을 하는 편이 퇴직금도 많이 받고 새 인생을 시작하기에도 바람직하다며 자신의 퇴직을 우회적으로 알린다. 아내는 퇴직금을 받아와서 가게라도 차리자고 하는데, 그의 퇴직금은 사라지고 없다. 장래를 위한 보험이라 여기고 자신의 회사에 투자해 보라며 형 왕천수를 설득한 왕만수. 은행 이자 받아먹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돈을 부풀려주겠다며 꿈같은 미래를 펼쳐 보였다."형의 여생은 풍요로움 그 자체가 될 것"이라며 큰소리치던 동생 만수를 믿은 것이 천수 인생 최대의 실수이다. 왕만수는 현재 자신의 돈은 물론 형의 선지급 퇴직금까지 모두 날린 뒤 빈손이 되어있다. 퇴직금을 되찾아 오기 전까지는 집에 들어올 생각도 말라고 엄명을 내리는 천수의 아내 정애. 천수는 하는 수 없이 왕만수의 집을 향하는데 이미 집까지 날려버린 왕만수는 아버지 친구 고할아버지 집에 얹혀 사는 신세가 되어있다. 천수는 동생 만수의 처지가 한심하지만 그 순간 자신도 고 할아버지 집에 얹혀 사는 똑같은 신세가 된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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