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명을 믿는 순진한 대기업 말단 사원 '그'. 지하철에서 마주친 '그녀'를 보고 57초 만에 사랑에 빠져버린다. 그녀에게 청혼하러 갔는데 오히려 그녀의 언니 눈에 띄어 순결을 잃게 된다.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의 페드로가 그랬던 것처럼 평생동안 그녀의 곁에 있기 위해 그녀의 언니와 결혼하는데, 부산 대학가의 어느 편의점 딸이었으며 수많은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했던 경력이 있던 언니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정숙하고 헌신적인 아내가 된다. 아내는 그를 사랑한 나머지 생전 처음으로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고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태교를 위해 이해하지 못하는 모짜르트의 음악을 듣는다. 반면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했다가 떨어진 경력이 있으며 이제 처제가 된 '그녀'는 형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그에게 돈을 뜯어내고 수많은 남자들과 놀아난다.
결혼 후 그의 하루는, 퇴근 후 양파링을 먹고 비디오를 본 다음에 자기 아내와 그걸 하는 것.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영원한 사랑인 그녀, 처제를 잊지 못한다.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근무하게 된 그는 직장 상사인 남부장이란 괴상한 인간에게 시달린다. 남부장은 같은 회사의 미스오에게 살을 빼거나 찌울 것을 지시해왔으며 일요일마다 그를 끌고 티벳 독립 캠페인을 벌이러 다닌다. 미스 오는 남부장을 증오하면서도 살을 빼기 위해 휴식 시간마다 화장실에서 풍선불기에 몰입한다. 심지어 풍선 대신 콘돔을 부는 것도 마다않게 된 미스 오는 결국 지친 나머지 '그'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의지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아내가 너무도 행복해하면서,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하지만 그는, 사실 결혼 전 자신의 처제에게 자신의 사랑을 순결하게 지키기 위해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 그는 갈등하고, 한편으로 그녀는 언니를 말리는데, 언니는 결혼 전 임신 중절을 여러 차례 했었고, 무리하게 출산할 경우 생명까지 위험한 상태. 그러나 언니는 출산을 포기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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