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이 눈뜰때],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작가 장정일, 그의 소설은 외견상 포르노그래피 형식을 취하면서 그동안 중요시 되어왔던 여러 가치들에 도전하고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이 된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는, 평소 재즈 매니아로 알려진 그의 성향답게, 재즈적인 기법을 소설 속에서 마음껏 실험하고 있다. 시간을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건 진행이나, 인물들의 비논리적인 행위를 통해 재즈의 즉흥성과 돌발성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그 의도는 충실히 구현되고 있다. '그'의 기괴하기까지한 순진무구함, '남부장' 등 이상한 행동을 일삼는 주변 인물들, 돌발적인 사건 발생과 도착적인 관계, 비논리성은 솔직하고 거침없는 영상과 어울려 특이한 영화체험을 선사한다. 장정일의 말처럼 빙그레 웃으면서 본다면 좋을 것이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화가 심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것. 애초에 의도했던 바가 관객들에게 완벽히 전달되지 못했다.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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