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하의 노름꾼을 남편으로 둔 안협은 남편 삼보 때문에 마을 남정네들에게 몸을 맡기고 대신 곡식을 얻어내 구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협은 뽕지기 폐병쟁이에게까지 몸을 내맡기면서도 뽕을 치는 할매집 머슴 삼돌이에게만은 몸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어느날 안협의 남편 삼보가 모처럼 집에 돌아오자 삼돌은 그녀의 방종한 생활을 삼보에게 고자질한다. 그러나 삼보는 도리어 일러바치는 삼돌이를 넙치가 되도록 두들겨 팬다. 이윽고 안협이 마련한 새 옷을 갈아입은 삼보가 다시 마을을 표연히 떠나는데 고개마루에는 그를 지켜보는 일본 순경이 서 있다. 그는 노름꾼을 가장하여 전국을 잠행하는 항일투사였던 것이다. 떠나는 삼보의 뒷모습을 쓸쓸히 바라보는 안협의 얼굴에는 한없는 눈물이 흐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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