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이 오바~인 남자, 욕실에 갇히다.
아내에겐 이혼당하고, 시간강사 자리마저 잃은 호준. 꼬이기만 하는 인생은 모두 세상 탓!으로 돌리고 원룸에 틀어박힌 채 혼자 살고 있다. 이제 그를 찾는 것은 잘못 걸린 전화나 외판원이 전부다. 그런 어느 날, 고장 난 문고리 때문에 욕실에 갇혀버리고 만다. 아무리 흔들고 두들겨도 문은 도통 열릴 생각을 안하고... 벌거벗은 채 구조만을 기다리던 호준은 결국 추위와 스트레스로 실신 직전에 이른다.
미소청년, 불만쟁이 남자를 구하다.
살려줘... 살려줘... 호준의 신음소리는 때마침 그의 집 초인종을 누른 ‘방문 전도 청년’ 계상의 귀에 들린다. 문고리를 부수고 호준을 구해낸 계상. 깨어난 호준은 의심스럽게 계상을 바라보며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란 식의 까칠한 반응을 보인다. 계상은 그런 그에게 언제나처럼 환한 미소로 답한다. 심지어 다음 날은 자기 때문에 욕실 문고리가 망가졌다며 이를 고쳐주기 위해 호준의 집을 방문한다.
그리고... 수상한 우정?!
세상만사를 불평하며 공격적으로 대하는 호준이지만 이 특별한 ‘방문자’ 계상에게만은 빡빡한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밖에 없다. 술집, 영화관, 노래방 등 호준이 늘 혼자 가던 곳에 계상을 데려가는 일이 잦아지지만, 닮은 구석이라곤 하나 없는 두 남자는 삐걱거리기 일쑤다. 동창, 극장점원, 택시 합승자 등 세상엔 도통 맘에 안 드는 녀석들과 사건들 투성이기에 호준은 가는 곳마다 시비에 싸움질이다. 계상은 그런 그를 말리고 다독이기 바쁘다.
마음의 문을 열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며 자기 이야기를 하나 둘씩 꺼내며 서로를 알아가는 두 사람. 호준은 늘 미소로 세상을 대하고 있는 계상의 속내가 사실은 아프고 어둡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생의 중요한 매순간마다 신과 믿음에 따르는 선택을 하면서 보통 사람들과 멀어져왔다는 것도. 계상도 호준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시니컬하고 불만 가득한 지금 모습은 오히려 사람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버리지 못해 받은 상처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방문자, 점점... 주인되어가다.
마치 방문자처럼, 세상과 인생의 문 밖에 선 채 안으로 발을 내딛지 못했던 호준과 계상. 하지만 뜻밖의 방문자인 서로를 만나 마음의 문을 열게 된 그들은 이제 세상을 향해 굳게 잠궈 두었던 마음의 문도 열어보려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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